육아의 신도 육아책도 내 가슴 속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아이를 때렸다. 때려버렸다. 때리고야 말았다....... 이런
왜 때렸는가에 대한 변명은 없다. 그 이유를 생각하는 것은 체벌의 정당화하려는 간사한 마음일 뿐이다. 나의 행동은 약한 어린 아이에게 위협적인 행동이었을 거다. 후회뿐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필수 육아서를 열 권이상 읽었다. 좋은 엄마. 훌륭한 엄마. 멋진 엄마가 되고 싶었다. 해외 유명 서적이라는 베이비 위스퍼러 1,2부터 소아과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며 불량육아 등등. 미운 네 살, 미친 다섯 살이니 뭐가 이렇게 호들갑들일까.. 우리 엄만 육아책 한권도 안 읽고 우릴 키웠는데..
첫째아이의 세 돌까지는 아이가 얄미워도 이쁘고, 떼를 써도 이뻤다. 내 몸이 힘든 것일 뿐. 예쁜 아이의 모습을 보면 그뿐이었다.
세돌이 지나면서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고 고집이 늘어났다. 진짜 육아가 시작되었다. 나의 멘탈이 탈탈 털리는, 가끔은 정신줄을 붙잡아야 하는 진짜 육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가끔씩 미워 보이기 시작했다.
모성애도 닳아가는가... 모성애가 애초에 있었나. 나의 자아와 아이의 자아는 충돌하기 시작했다.
'다 너를 위해서야'라는 말은 내가 생각해도 한심한 말이다. 아이를 설득하는데 1도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육아서는 알려줄까? 싶어 집어 든 다양한 주제의 육아책들. 내가 진짜 필요한 건 육아에세이에서 찾을 수가 없다.
요즘 SNS에서 핫하다는 육아 전문 강사들의 강의를 본다. 아이에게 욱해서 화내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나도 안다고. 나도 알지. 그리고 아이에게 쏟아낸 그 분노는 엄마 자신의 것이라고.
그래. 맞아. 분노는 나의 것이야. 내 감정일 뿐이지. 화가 날 때마다 생각했다. 분노는 나의 것이야... 분노는 나의 것이야...
남편도 나도 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주의를 준 것이 여러 날이었다.
하지만 잠시 뒤, 아이는 야무지게 나의 허벅지를 또 깨물었다. 그 순간 뭔지 모를, 무겁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내 가슴에 확 박혔다. 그리곤 손바닥으로 아이 엉덩이를 촤악!! 때렸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용케도 울지 않았다. 내 손가락이 뜨겁다. 아이를 너무 세게 친 것이다. 아...... 아이는 분명히 많이 아팠을 것이다. 아픔을 꾹 참고 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눈물이 아이의 큰 눈망울을 얇게 덮고 있다. 위태롭게 아이눈에 매달려 있는 눈물들이 반짝거린다. 속상해. 아이는 작은 입술을 무겁게 열며 천천히 나에게 말한다.
" 조금 있다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놀이할 거지?"
육아서에서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라고 했었지? 아........... 모르겠다.
분명히 아이가 잘못한 것에 있어서 훈육을 할 때는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런데 나는 지금 아이를 때렸잖아. 나도 잘못했잖아. 어떻게 해야 하지?
" 그래. 놀이 하자." 아이를 안아주었다. 아이는 곧 펑펑 울기 시작했다.
엄마의 입에서 화해의 말을 듣기까지 기나긴 1분 동안 눈물을 참고 있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저리다.
남편이 나 대신 아이를 씻기려고 옷을 벗겼는데 엉덩이 한쪽이 벌겋다...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갑자기 내가 중학생 때 엄마에게 처음으로 맞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는 그 때 나를 왜 때렸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때 맞았던 기억과 속상했던 마음의 상처는 내 마음 속에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아이도 기억할까.
남편이 아이를 씻기는 동안 조금이라도 아이의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낫게 하기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 아무리 피곤해도 눈이 뒤집혀도 일곱 마리 염소 놀이를 하고 말리라.....
남편과 둘째까지 잠든 그 밤에 나는 어느 때보다 아이와 함께 열심히 일곱 마리 아이 염소 놀이를 했다. 아이가 놀이가 끝나자 나에게 말했다. "엄마, 고마워"라고 말하며 혼자서 침대로 향했다.
침대로 향하는 아이의 뒷 모습을 보면 마음이 뜨거워졌다. 도대체 이 자식이 내 맘 어디까지 알고 있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