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든 호텔슬리피판다를 정리하려 합니다.
5년 전.
오래된 여인숙이었던 건물을 고치고 고쳐
슬리피판다는 탄생했습니다.
바로 옆 청계천 덕분에
스트림워크점이라는 별칭도 달렸지요.
그리고 5년을 한 달 앞둔 지금.
계약을 종료하고 폐업을 하려 합니다.
코로나 19 이후
먼저 떠난 아르바이트생과 청소 이모님.
미안한 마음을 보냅니다.
곧 전화드리겠습니다.
얼마나 손해를 보았냐고요.
권리금. 안녕.
몇 달 못 낸 임대료도 보증금에서 깎이겠지요.
남은 보증금으로 빚의 일부를 갚겠지요.
큰 빚은 차차 갚아나가야죠.
6월.
조금만 더 힘내보려고 나를 위해 붙였던 한마디
지난 몇 달 동안 남편은 고단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혼자서 손님이 이용한 방을 치우고 손님을 맞는 일을 지루하게 해온 남편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저에게 단 한 번도 방을 치우지 못하게 했던 남편.
처음엔 많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같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을 몰라주는 거 같아서요.
이 일로 많이도 싸웠습니다. 같이 하자. 함께 하자.
제가 육아를 하며 새로 일을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힘든 일은 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남편도 하는 일이 따로 있는데도 새벽과 밤 시간 할 것 없이 시간이 날 때마다 호텔의 수건을 집으로 가져와 빨고 다시 가져가고.... 고된 나날이었습니다.
이제 이 일도 7월도 마지막입니다.
비 오는 오늘 밤은
호텔이 텅 비었습니다. 손님이 없는 월요일입니다.
참 청소도 열심히 하지.....
코로나 이후 공용공간에 작은 서점을 단출하게 마련했습니다. 제가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폐업 전에 하게 되었네요.
신문도 두고, 부루마블도 두고 바둑판도 둬가며.
그래도 가끔 찾아주시는 손님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우리 슬리피 판다의 7월.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을 해봅니다.
조금 슬프고, 속상하지만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