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의 0.01초, 승부를 가르는 찰나의 전율
한 끗 차이 – 0.01초의 세계
빙판 위의 0.01초, 승부를 가르는 찰나의 전율
쇼트트랙 결승선, 주차장의 깻잎 간격, 오디션 무대 위의 숨 멈추는 순간.
삶은 늘 한 끗 위에 있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돌아보다.
한 끗 차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한창이다. 나는 손에 땀을 쥐고 쇼트트랙 경기를 본다.
빙판 위의 선수들이 곡선을 그리며 달려간다. 마지막 순간, 아슬아슬하게 발을 내밀어 결승선을 찍는다. 불과 0.01초 차이. 그 미세한 순간이 메달의 색을 바꾼다.
나는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 들어갔어!” 소리를 지른다. 몸도 함께 튀어 오른다. 남편은 한숨을 쉬며 자리를 피해 방으로 들어간다. 눈빛은 말한다. ‘또 저러네.’ 하지만 나는 이미 빙판 위에 있다. 선수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은 스포츠에 진심이었다.우리 가족은 축구 중계를 보며 TV 앞에서 '꼴인'이다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권투 중계를 보면 손에 땀을 쥐었다.
그 영향을 받아서일까. 나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가슴이 뜨거워진다. 마치 내 일처럼 몰입하게 된다.
살다 보면 한 끗 차이로 인생이 달라지는 순간이 있다.
시험장에서 마지막 문제 하나, 면접에서의 한마디, 초침 하나 빠른 타이밍.
운전대 앞에서 맞닥뜨린 급커브처럼, 그 찰나의 판단이 모든 걸 바꾼다.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다 진땀을 흘렸다. 오른쪽엔 덩치 큰 SUV, 왼쪽엔 반짝이는 외제차가 있었다.
숨을 참은 채 핸들을 돌리며 밀어 넣었다. 사이드미러 간격, 겨우 종잇장 하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리가 풀렸다. 그날 이후, 나는 한 끗이 얼마나 아찔한지를 기억한다.
천재와 바보, 합격과 불합격, 기회와 실수… 정말 한 끗 차이 아닐까? 하지만 그 차이는 때론 노력보다, 우연보다, 태도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 같은 길을 걷다가도 누군가는 기회를 잡고, 누군가는 스쳐 지나간다. 그 갈림길 앞에서, 누가 더 깨어 있었는가.
오디션도 그렇다. 무대 위, 단 1초의 떨림이 모든 걸 흔든다. 하지만 그 1초를 뚫고 나오는 힘, 그것이 진짜 실력이다. 그 한 끗은 우연처럼 오지만, 준비된 자만이 잡는다.
나는 오늘도 TV 앞에 앉는다. 다음 경기가 시작된다. 숨이 가빠지고 손끝에 힘이 들어간다.
다시 한 끗 차이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 찰나의 전율 속에서,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