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애써왔다.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잠들었다. 수업 준비, 악기 연습, 글쓰기, 그림 그리기… 할 일은 늘 산더미 같았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 조금이라도 게으르면 무너질 것 같은 불안이 나를 쉴 틈 없이 몰아세웠다.
몸이 고장 날 때까지, 마음이 지칠 때까지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애쓰는 것이 곧 살아 있음의 증거라 믿었으니까. 하지만 어느 날, 나는 쓰러졌다. 그 순간 비로소 깨달았다. 아무리 애써도, 결국 모든 것을 다 붙잡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모든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그 후로 나는 조금씩 애쓰는 법을 고쳐갔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 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내 마음에 작은 쉼표 하나를 찍어주었다.
책상이 어지러워도, 연습이 덜 되어도, 원고가 조금 늦어도 괜찮았다. 그 작은 허용이 내 삶을 무너뜨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모든 것을 다 애써 끌어안지 않아도, 놓아도 괜찮다는 것을. 지나치게 애쓰지 않아도 되는 날들, 그 안에서 비로소 숨통이 트인다.
그리고 그 여백 속에서, 다시 글을 쓰고, 다시 노래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