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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Dec 01. 2024

[늦은 아침 생각] 안갯속을 달린다

웅이가 여니에게

안갯속을 달린다
긴장을 앞세운   없는 묘한 기분
보이는 것이 점점 하얀 그늘에 사라지면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감각이 돋아 나고
인생의 결정은 결국 
선택이라는 포장의 운명이라는

살아가는 길이 있다면
 길은 언제나 안개 속일지도 모른다
도무지   없는   앞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길을 걷기로 

언젠가 안개는 걷히고
되살아난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며 
살게 되겠지
어쩌면 그것을 행복이라 부를지도

행복이란
현실 속에 문뜩 
비현실적인 무언가가 느껴질 때가 아니던가
안갯속에 꿈꾸는 환히 개인길 같은

- 2024 어느  -


시간이 쏜 살 같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올 한 해도 이제 한 달 여 남기게 되고, 지난한 곤란도 십 년이라는 시간을 향해 달립니다.


기다림이 계속되는 하루하루가 참 고됩니다. 기다림이 이처럼 고될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마치 안갯속을 달리는 그 어느 새벽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비상등도 켜고 상향등을 켜도 갑자기 나타나는 돌발상황에는 운저자의 민첩한 대처만이 살 길입니다. 지루한 기다림에 지난한 집중을 더한 시간은 그래서 고됩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의탁하는 마음으로 견디어 봅니다. 단 집중을 잃지 않은 채. 기도에 응답이 있는 활짝 개인 날을 기대해 봅니다.

개인날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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