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가 여니에게
가진다는 것은 빼앗는 것이니까.
- <사랑과 혁명>, 김탁환 -
무언가 가지려 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해 보면 가지려고 아등바등 대었던 날들이 가득입니다. 어릴 적 친구의 학용품, 운동화, 책가방이 가지고 싶었고, 각종 대회와 시험에서 트로피를 가지려 애쎴고, 좋은 졸업장에 여러 자격이라는 스펙을 갖추려 했으며, 직장의 내 자리, 더 좋은 자리, 더 많은 연봉, 내 차와 내 집을 가지려 살아왔습니다.
그 가지려는 마음을 욕망이라고 하지요.
세상의 재화는 한정적이며 총량 불변적이라는 진실은 여전합니다. 물질이 늘어나고 천박한 자본의 금융 공학 숫자놀음으로 돈은 점점 많이 세상에 나오는 것 같지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는 이 땅은 수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뼘도 벗어나지 않게 그대로일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많이 가지면 다른 한 편은 많이 빼앗기게 되는 법입니다.
요즘 농부가 주인공인 소설과 정원일의 즐거움에 대한 고전 산문을 읽고 있노라면, 농사와 정원이라는 고된 반복의 노동의 결실은 무언가 가지는 수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농부와 정원사의 결실은 바로 성장이라는 결실이지요.
무언가 가지려는 욕망을 접고,
무엇이라도 키우고 길러내는 성장을 꿈꾸어 봅니다. 우선 내 마음과 머릿속의 양심과 상식부터 키우려 다시 책을 읽어 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 책들 이야기도 나누어 볼까 합니다.
가을이 깊어 좋은 날.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