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삶은 계속되고 아직 꿈꿀 시간은 많다.
후회 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 작한다.

-장석주 「마흔의 서재」-


철 못 들어 힘든 시절, 열심히 기도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도의 내용이란 간절한 현실적인 바람으로 가득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가까운 수녀님께 털어놓았더니,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간절히 기도로 구할 것도 없는 경우보다는 훨씬 좋지 않겠니? 기도로 구할 것이 있다는 것.. 그건 아직 꿈꾸는 것이고 희망하는 것이겠지.. '


무언가 간절히 바라고, 그것의 이룸을 위해 나아가는 것... 꿈꾸는 것이겠지요.


저는 영화ㆍ드라마를 참 좋아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쓰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아내와 이따금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손에 꼽는 드라마는 비슷합니다. 닮아 있지요.


3년 전 종영된 드라마 <눈이 부시게>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 <스물다섯, 스물 하나>와 함께 참 힘든 이야기입니다. 제 힘들었던 날, 간절히 바라기만 했던,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어 걸어 걸어 한강 다리를 건너던 이야기와 조우하기 때문이지요.

눈이 부시게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힘든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입니다.


젊어서 힘들고

나이 들어 힘들고

덜 가져서 힘들고

더 가지려고 힘들고

어제는 후회 가득해서 힘들고

내일은 불안해서 힘듭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의 하루입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에도 똑같아도,

우리는 눈이 부시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 그녀는 아이러니하게 끝내 늙지 않았습니다. 이야기 끝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주인공 김혜자는 후회 대신 꿈을 꾸며 말합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말라.

​오늘을 살아가라.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중-


-곰탱이 남편의 사랑하는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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