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중된 외신 보도
http://www.sisa-news.com/mobile/article.html?no=195538
AFP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한국이 혜택 받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국제적 지원이 우크라이나에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기사 본문 중-
전쟁을 스포츠 중계하듯 뉴스를 타진하는 경향은 90년대 이라크-미국 걸프전쟁 때부터라고 합니다. CNN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그리고, 인터넷의 범용으로 실시간으로 개인이나 취재원의 시각에서의 전황이 퍼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는 긍정적인 요소도 되지만, 부정적인 우려도 늘 따라붙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사실'을 보도하는 매체와 메신저가 '의도'를 가지고 '맥락'을 생산할 때 그러합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폭거와 침략이라는 수단으로 먼저 시작한 러시아 권력부의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을 주저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비극의 발생에는 매우 복잡한 팩터들이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역사적 시간과 사건들이 앞서 있지만, 먼 나라의 보통 사람들은 그저 일방의 '의도된' 보도를 사실을 넘어 진실이라고 치부하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65856&fbclid=IwAR3Met8sXrNgH1eoDtVHkf4LcLdxL6MAAf7VC9F2KffCL7iT3CQeVsnbitI#_enliple
요즘 언론 보도와 유튜브 등을 보면 마치 우리에게 러시아는 적국이고 우크라이나는 우방인 것 같다. 모든 전쟁이 그러했듯이 이번 전쟁도 그 배경이 간단하지 않다. 러시아의 무력행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나 러시아의 행동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물론 먼저 주먹을 휘두른 자가 가장 비난을 받아야겠으나 사태를 부추기고 이를 즐기며 이익을 챙기는 자가 있다면 그도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후자의 말에 현혹돼 행동하는 자는 언젠가는 웃음거리가 될지 모른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동정하고 도와주려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냉혹한 국제사회의 현상을 선악 이분법으로만 보는 시각은 위험하며 우리의 인식이 거기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강대국들은 ‘가치’를 앞세우나 그것은 종종 자신들의 이익 추구를 합리화하는 포장일 뿐이다. -기사 본문 중-
일방 다수의 의견, 그것도 잔뜩 감정 잡힌 의견에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아직 사실의 파편들만 취사적으로 모아둔 사건에 진실의 규명이란 시간이 제법 걸릴지도 모르니까요. 그때가 되어서 이불 킥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접하고 있는 사실 조각 모음들에 '의도'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서방 외신이 우크라이나의 '분투'를 연신 강조해도, 군사ㆍ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항복으로 끝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단 미국이 전면적인 참전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지만, 미국은 참전할 명분도 실익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거의 반대편 지구 상의 일을 우크라이나어 보다 러시아어를 더 유창하게 하는 희극인 출신 대통령의 호소하는 주장을 진실이라 치부합니다. 마음속에 이미 우리 편으로 정했으니까요. 이미 기운 마음속의 사실들의 조각 모음은 진실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각적인 시각을 공론화하자는 의견은 '사회적 비용'만 든다며, 진실과 정의를 자의적 감정선으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그 무능력한 대통령의 오판과 객기에 대한 비판은 손가락질받기 십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한일 역사 문제나 기타 한반도 문제에 우리를 적극 지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아시는지, 그래서 90년대 이후 국가 정상 회담 한번 없었던 것은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전쟁 때 우크라이나가 우리를 도와줬다는 어처구니없는 역사 지식을 갖고 의용군에 동참하겠다고 우크라이나로 달려간 유튜버도 있고,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반전 평화 시위도 열린다. 심지어 모 정신과 의사는 서방에서 그런 주장이 있어서 그런지 국제관계에는 전혀 문외한이고 푸틴을 만나본 적도 없을 텐데 덩달아 푸틴에 대한 정신감정에 나섰다. 일본은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구원이 있고, 현재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어서 친 우크라이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 이해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도상에 한국 영토인 독도를 일본령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기사 본문 중-
시끄러움이 싫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최근 유튜버 등에서 '한국전에 도와준 우방'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역사인식도 목도하게 되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슬라브 역사'의 동질설에 언어와 문자가 다르다는 웃을 수만 없는 얇다 못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문화ㆍ역사의 이해도 보았습니다. 배울 기회가 없는데, 당연한 일이지요. 최근에 나온 책 <슬라브, 막이 오른다>를 추천드리며, 궁시렁을 마무리합니다.
http://munhaknews.com/?p=62593
피와 눈물의 역사로 점철된 지역이지만, 슬라브는 또한 그 어느 지역보다 이야기와 예술이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수많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민족주의 음악가들, 20세기 연극과 영화를 주름잡은 거장 등, 이 지역은 동유럽 문화예술을 찬란하게 꽃 피웠다. 인간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또 그것을 갈망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책 소개 기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