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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Dec 17. 2022

칸막이의 처음 이름 "액션 오피스"

오피스의 역사

'자리'는 위치도 중요하지만, '의미'도 참 중요한 것 같다. 근무 환경의 재고와 생산성 고려의 의미도 있지만, 직급, 직책 그리고 인간관계와 고용구조에 따른 '의미'는 무시하기 어렵다.


예전의 사무실 형태는 모두 한 방향을 보고 앉았다. 제일 뒤 창가에 과장, 부서장이 앉고 직급의 내림차순으로 앉는데, 교실 배치형으로 상위 직급자에게 등을 내어 주어야 했다. 놀랍게도 이는 아직도 존재한다. 창구업무 하는 곳에 그 모습이 남아 있고 일부 기업은 유지되고 있다.


현대 오피스의 전형은 '칸막이', 그리고 '파티션'이 아닐까 한다. 일부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사무실은 그러하지 않지만, 구성원들의 속내는 '칸막이'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독립성, 프라이버시, 능률 다 좋지만 직장인의 로망 중 하나는 "내방"이 아닐까.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2_1/article_no/1640

1964년에 가구회사 허먼 밀러가 데스크, 테이블, 벽체를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는 ‘액션 오피스 Action Office’를 선보였다. 알록달록하면서도 우아한 액션 오피스는 노동자의 이동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강화해서 이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그런데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오피스 공간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기업들은 더 싸고, 조합하기 더 쉽고, 자리를 덜 차지하는 가구를 요구했다. 허먼 밀러는 액션 오피스를 재설계해 더 작고, 더 가볍게 만들었고 다른 가구회사들은 짝퉁 액션 오피스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해서 칸막이 사무실 cubicle이 탄생했다고 <큐브, 칸막이 사무실의 은밀한 역사>의 저자 니킬 서발은 말한다. -아티클 본문 중-


(첨부한 기사는 현대 오피스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아쉽게도 유료 구독이다. 단 한 달에 1개는 무료로 볼 수 있다니, 첨부해 본다.)


첨부 아티클이 제법 재미있는데, 가장 인상 깊은 것이 '칸막이'의 시작은 '내 방 문화'의 내력이라는 것이다. 사실 '사무직'은 19세기 말 타자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엄청나게 고귀한 업무였다. 소수의 배운자들이 각자 방을 차지하고 거드름 피우던 문화가 미국식 오피스 역사이다.


그것이 1960년대까지 이어지다가 비로소 파티션이 등장하는데, 그 이유는 지금의 '개방적 평등'이 아니었다. 바로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서 궁리된 일종의 방편이 지금의 오피스 전형이 되었다는 것이다. 파티션은 권위의 상징이자 개인주의의 최고봉이니까. 누구나 권위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는다. 그 시초의 칸막이 오피스의 이름이 "액션 오피스"라니, 직관적이고 유의미해 보인다.


그 '액션'의 헤리티지는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모바일 오피스'로 변모하여 오피스 노매드들을 대거 배출하였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홈 오피스'로 이동되면서 완전한 프라이빗 공간이 되었다. 그럼에도 널찍한 방에 매끈한 책상의 '내 방'에 대한 로망은 늘 유효할 것이다. 이렇듯 '자리'는 '의미'가 함의된 인간 사회의 원초적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사진=EBS 지식채널e

원초적인 작은 모듈형 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다가, 모바일 노매드로 상단 기간 보내고, 제법 그럴듯한 내 방도 가져 보았다. 자리라는 것이 사람을 만든다 하던데, 반대로 사람을 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자신의 실제 역량과 됨됨이를 과대 포장해 주는 허울 좋은 신데렐라 드레스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어떨 결에 부여받은 자리는 더욱 그러하다.


사감과 사견이 자리가 주는 특권이라 착각하며 휘둘러 대는 군상을 자주 본다. 아주 코딱지만 하게 작아도, 권력의 부여라는 자리에는 누구나 취하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그 자리가 영원 할리 없다는 진리 중의 진리는 잃고 나서야 알게 되니 세상의 섭리는 제법 공평하다. 길게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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