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 생각] 여우를 잡아라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여우들을 잡아라, 저 작은 여우들을.
우리 포도밭을, 꽃이 한창인 우리 포도밭을
망치는 저것들을. (아가 2:15)”


지난 여러 해 지나온 시간들이 상처만 가득한 고행들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작년 겨울부터의 항암의 시간들은 특히나 그러했습니다. 깊은 근심의 골짜기를 지나고 보니 오히려 그 시간은 영혼 회복의 원년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제살을 할퀴고 물어뜯어 스스로를 상처 내던 길고 긴 거죽의 시간들을 이미 뒤로 한 채 말입니다. 새살 돋아나듯 변화와 변모의 일상이 회복의 증거로 내게 찾아옵니다.


신의 섭리로 어렵게 이룬 새 삶의 나날을 지키기로 합니다. 주변의 호기심과 참견 그리고 스스로 만드는 고독과 열등감이라는 작은 여우를 잡을 있도록 기도하고 간구해 봅니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필 것이니’


믿음이 있는 자들은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며 희망과 기쁨을 비추는 촛불이 되어야 합니다. 거대한 담론이나 그럴싸한 기획들은 그저 허영 가득한 여우의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서로 사랑합시다. 이것만이 복음이며 이천 년 전 예수가 죽음으로 증명한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 밖에 없습니다. 나 보다 조금 더 힘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일상을 계획하며.



여우를 잡아라 (그림=굿뉴스)

-곰탱이 남편이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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