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늦은 아침 생각] 행복한 사람은 거룩한 사람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짝꿍과 성당 가는 길은 좋다 못해 설레었습니다.

요즘 이런저런 핑계로 그 설렘을 잊게 되었지만 말이죠.


그래도 이따금 성경은 찾아 읽곤 하는데요. 좋아하는 복음 말씀은 ‘산상수훈(Sermon on the Mount, 山上垂訓)’의 루카복음 버전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라는 역설인 듯 직설인 듯싶은 2,000년 전 예수의 설교는 아직 오롯이 마음에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미사에서 젊은 신부님의 재기 어린 행복론에 도무지 풀기 힘들었던 팔복의 의미를 감 잡게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한 사람은 거룩한 사람”이라는 말로 일상의 행복을 깨우치게 하였습니다. 우리의 행복이 완전하지 못함은 오롯이 거룩한 일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일상의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이 많아 작은 일상이 행복의 기준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

행복은 아주 우연히 카메라 플래시처럼 번쩍거리며 다가오는 것.


행복한 날, 짝꿍과 깊은 묵상을 드리고,

왕돈가스로 배부른 일상에 감사하는 날을 바라봅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인생이라는 과대망상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버팀목이니까요.


행복하세요.

2018. 명동성당. 내 짝꿍 (내 사진)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늦은 아침 생각] 요일(曜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