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 스테파노 Dec 25. 2023

병상에서 성탄 인사

여니가 웅이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다행히 중환자실에서 옮 일반병동의 병상에서 자정 미사를 중계화면으로 맞이했습니다. 오늘 주교의 말씀 중에 '갓난아기' 태어난 절대신의 독자에 대해 말씀이 있었습니다.


가장 순수하고 약한 존재인 갓난아기의 의미는 종교와 사회의 지향이 가장 가난하고 미천한 이들 가운데로 향하라는 말씀이겠지요.  말씀 묵상하며 성탄 인사는 수년 전의 포스팅에서 슬쩍해 나눕니다.


해피 크리스마스


1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루카 2,15-2


서기(AD)이래 최고의 아이돌이  예수의 탄생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위대한 탄생에 찾아든 이들은 양 떼를 거느리는 어린 목동들 뿐이라니.


이후 찾아온 사람들도 별 따라오셨다는 동방 어디에서  조로아스터 점술가(Magus)들이었습니다. 예수는 본디 소수자와 이방인들에게 먼저 인지되었던 .


그런 예수의 탄생은 온 세상이 떠들썩 축하하는 날이 되었고, 무교라던 어느 정치인은 ‘모태’ 신자도 참기 어렵다던 자정미사에 부동합장 자세로 맨 앞자리를 지킵니다.


한 자락 곁들여 눈곱 인사하곤 했는데, 매년 자랑질하며 그려댄 크리스마스 손카드는 올해 한 사람에게만 전해 줍니다.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요.


주제넘게 세상을 품는다 생각했던 지난 시간들이 오금 저리게 부끄러운 만큼,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는 오늘. 간밤에 산타가 남긴 선물 같은 깨달음이 아닐까요.

2018년 카드

2.

예전에 성당에서 마주친 꼬마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어떤 날이지?”


그 꼬마는 주저 없이 내게 말했습니다.


“노는 날이요”

.

나이가 들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인지하는 미리 크리스마스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누구나 하는 인사와 누구나 예상하는 선물과 저녁으로 이 천년 전 탄생한 팔레스타인 지방의 한 아기의 생일을 축하하지요.

종교와 관계없이 이 날은 특별하게 보내야 할 것만 같은 이상한 의무감 속에도 물어보지 못한 질문.

성탄은 내게 무슨 의미일까?’

.

어린아이의 답처럼,

공짜로 널린 여러 가지 선물에 실컷 ‘노는 것’이 진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노는 날 축하드립니다!


어찌되었든 Happy Christmas!


-곰탱이 남편의 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이전 25화 자신만 아는 이야기, 때로는 엄청난 이야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