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 스테파노 Dec 22. 2023

자신만 아는 이야기, 때로는 엄청난 이야기

웅이가 여니에게

"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니?"


이제 허접해지고 용도 폐기된 내게 여전히 힘을 주는 친구의 탄식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더군요.


무슨 ""이라... 그저 ""이라 설명되지 않은 일들과 사간, 사고들. 모두의 근원적 이유는 나에게 있으나 부족한 마음에 "나에게만"이라는 푸념을 쏟고만 싶은 엄청난 "사사" 있었습니다. 본인만 온전히 진실을 알고 감당할  있는 것들이지요.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하소연 해도 저마다의 기준과 각자의 서있는 입장으로 선뜻 이해를   없는 일들입니다. 그저 분명한 것은 숨쉬기도 힘든 순간에 처해 있다는 , 나의 역량으로 넘어 서기 어렵다는 ,  포기하려 해도  멀리 출구는 여전히 빛나고 있다는 . 이런 것들이 괴로운 날들을 거듭해 줍니다.


끊겨 버린 전화기의 연락처와 SNS로 아직 이어진 인연들에게 ㄱ부터 ㅎ까지 쪽팔리고 염치없고 경우 없는 메시지를 돌리며, 앵벌 같은 도움을 청해 보기도 하고, 아무도 응답 없는 메신저 앱을 이리저리 다시 고침 해 보기가 일쑤였지요.


생각보다  보잘것없고, 부질없고, 신뢰 없이 살았나 봅니다. 생각이 깊어지다 못해 멈추어 버린 어느 ... 숨은 쉬어가니 살아 있는 것인지. 숨만 살아 쉬는 것인지. 그래도 사는 것이  나은 세상이길 바라봅니다.


" 이제 병원에 오셨어요?!"


지난 주말 변과 혈에 극한 빈혈이 있어 119를 타고 월요일 응급실에 왔습니다. 위궤양이 극심해 혈관이 졌다더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적혈구 수치는 일반 정상인의 40%만 있고, 백혈구는 정상수치의 30배가 넘게 나왔습니다.  백혈병과 혈액암이 의심되어 급히 골수천자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강직성척추염으로 섬유화 된 골수 채집도 쉽지 않아 8 시도 끝에 겨우 작은 샘플을 얻었습니다.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위출혈을 잡으려 입원 중입니다.


연재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고 속상합니다.

최대한 글이라도 남기려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긴 항암의 시간이 동반할 듯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엄청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을 타인이 알아주어 함께 기도할 때 기적을 마주한다지요. 염치없이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바람은 아직 차고

밤은 깊어지고

슬픔은 아련하게 가물대고

그런 밤, 아침, 그리고 한낮

그런 날에는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이전 24화 나중을 위해 아껴 두지 마세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