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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Jun 24. 2024

행복은 '다음' 뒤에 숨지 않는다

'다음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인생은 길어야 하는 곳에서는 짧고,
짧아야 하는 곳에서는 길다.

​-무무, [당신에겐 그런 사람이 있나요?]中-


생각의 틈이라 둘러 대고, 지난 여러 날 많이 앓았다. 언젠가 깊은 사연을 나눌 수도 있을까? 위급하지 않아 보이나 이 중한 병과 동거 중이다. 익숙해져 정들었다 생각하는 방심의 순간에 이 녀석은 인정머리 없는 일침으로 존재를 드러내곤 한다.


그 존재의 표현은 늘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저 날 선 생각들과 세상에 대한 쓸데없는 미련이 가득할 때 주는 경고장 같다. 지난 주말 병원 어플에 올라온 변이 유전자 수치가 만만치 않다. 주치의도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겠지. 채혈을 하고 마음 서성임이 안절부절 수준이다. 이 순간 꼭 잡아 준 아내의 손이 불현듯 행복을 일깨워 주었다. 그래, 행복해야지. 그것만이 유일무이로 남은 삶의 목표가 아닐까.


그럼에도...

행복한 느낌, 사랑하는 마음을 길게 간직하기란 참 어렵다. 좌절하고 포기하고 미워하고 오해하기란 순식간에 스며들고 만다.


이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행복한 순간순간과 사랑하는 마음 한 점 한 점을 잘 느끼고 자세히 보는 것이 아닐까.


소중하지만  느끼고 보지 못하는 ,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만 후회하게 되는 ,


그래서 불행하다고 말하는 것을 멀리 밀어내어 보고 싶다.


스스로 늘 습관처럼 비판하고 번민하는 시선보다 우선, 아끼고 보듬는 마음으로 다가서기를 희망한다.


오늘도 살아 낸다.

누군가의 어디선가 오는 응원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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