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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이로운 Mar 12. 2021

당신을 아끼는 사람이 당신 가치를 제대로 보는 사람이다

『관계 정리』에 수록된 글들

· 우리는 집단주의 문화권에서 자랐기 때문에 관계 맺기의 강점과 중요성에 관한 교육을 누누이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관계 맺기의 폐단과 비극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받고 자란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병리적인 관계를 제때 처분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거나 스스로를 계속 위험한 상황 속에 방치합니다. 또는 자신의 고통을 더는 견딜 수 없어 스스로 괴물이 됩니다.


· 부정적인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발산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건들을 자신의 인생으로 끌어 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유형의 관계에 분노하면 분노할수록 이다음에 그런 관계를 다시 맺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 가시밭에서 발을 다치지 않으려면 무엇이 가시덤불이고 무엇이 맨땅인지 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이 우리를 다치게 만들었는지 차분히 통찰한 뒤 위험한 그곳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것입니다.


· 절박한 상황에서는 확실한 길을 얻고 싶은 마음이 들끓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나 아닌 모두는 그저 정보 제공자일 뿐입니다. 여러분의 활로는 여러분만 알아볼 수 있어요.


· 우월감을 느낄 때 에고는 우리를 한없이 다정하고 선량한 사람으로 만듭니다. 에고는 자기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에게 무한히 친절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 에고는 에고다운 면모를 보이지 않습니다. 기뻐하는 에고는 타인을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척하는 데 귀재입니다.


· 우리의 실체는 오직 이 순간에만 존재합니다. 이것만이 진짜입니다.


· 과거의 우리 또는 미래의 우리에게만 말을 거는 사람들과 우리는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예전에 쓰던 핸드폰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아직 사지 않은 핸드폰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 내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나를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실을 정말로 깨달으면 나를 인간 취급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차분해질 수 있습니다. 화가 나지 않습니다. 내 인간적인 감정은 내가 인간으로 대접받는 공간에서 쓰고 싶거든요.


· 많은 사람들이 그 본심의 선량함을 핑계로 누군가의 (또는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나는 이 문제를 데이트 폭력 문제와 나란히 봅니다. 자신의 연인을 너무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살해해 버린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나요. 의도는 의도고 행동은 행동입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절대로요.


· 물론 태도는 태도일 뿐 그것이 본심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타인의 본심을 직접 관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의 태도가 그 사람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합리적인 추측입니다.


· 그 사람은 우리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은 에고의 즐거움과 만족뿐입니다. 그 사람은 우리의 어떤 모습을 봄으로써 본인의 에고에게 기쁨을 주고자 할 뿐입니다. 그 사람은 우리의 행불행에 관심 없습니다. 그 사람은 우리 존재 자체에 관심 두지 않습니다.


· 인간관계에서의 궁극적인 안정감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내가 나답게 행동하는 것이 그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지 않을 거라는 믿음.


· 관계는 두 사람이 하나의 화초를 키우는 일과 같습니다. 관계라는 화초는 두 사람 모두에게서 양분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한 사람이 그 관계에 아무리 많은 양분을 공급해 주어도 나머지 한 사람이 계속 뒷짐만 지고 있다면 그 관계는 시들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 의도가 좋다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어도 상관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정말 의도가 좋다면 상대를 아프게 하는 말과 행동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 아무리 난다 긴다 해도 인간은 인간인지라 인간이 자기 본심을 완벽하게 숨기기는 어렵습니다. 극심한 위기감이나 극심한 기쁨은 인간의 가면을 벗길 수 있습니다.


· 대가를 받으려고 관계 맺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혼자서만 늘 애쓰며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 성격은 경향성일 뿐이지 우리를 제한하는 법칙은 아닙니다.


· 남에게 지속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이 정말 그 사람의 성격이라면 그 사람은 거구의 종합 격투기 챔피언에게도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직장 상사 앞에서도 눈 까뒤집고 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이성을 잃는 사람들은 본인이 난리를 쳐도 괜찮은 공간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는 자제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 사랑은 열광과 설렘만 가진 단편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은은한 친밀감과 담백한 마주하기도 사랑입니다. 사랑은 대상을 향한 긍정적인 의지를 담은 마음들 전부입니다.


· 그 사람이 본인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은 그 사람이 나중에 우리에게 하는 행동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 여러분을 홀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여러분을 아끼는 사람들이 여러분의 가치를 제대로 보는 사람들입니다.


· 때로 맹목적인 집착은 열정적인 관계 맺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질적인 면에서 맹목적인 집착은 관계 맺기가 아니라 자기에 대한 강렬한 몰두일 뿐입니다.


· 오래된 관계라고 해서 다 단단하지는 않습니다.


· 옳고 그름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환상입니다. 그 환상이 마음의 괴로움을 일으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고통스러운 관계 모두를 무기한 인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불쾌하게 여기거나 싫어하는 것은 내 문제이지만 그게 내 문제인 것과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별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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