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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산박 Jun 12. 2022

그땐 정말 그랬습니다.

자전거


​그땐 정말 그랬습니다.


표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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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함, 설렘, 불안, 초조, 염려, 즐거움, 여유, 자신감… 형은 늘 이래야 했습니다. 당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동생을 챙겨야 했습니다. 동생보다 조금 앞서 간 세상은 하나하나가 신기했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일들은 설렘과 불안한 마음이 서로 교차했지요. 그러면서 조금씩 초조한 마음은 즐거움으로 또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꾸어졌습니다. 그렇게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올라와 하나씩 배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

Memory

학교 운동장에서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날.

그 자전거가 분명 우리 것은 아니었습니다. 힘도 없는 동생이 뒤에서 잡아주고 밀어줬지만, 발이 페달에 닿지 않아 몇 번을 넘어졌는지 모릅니다. 어린 동생은 자전거가 넘어질까 봐 손을 놓지 못하고 뒤에서 따라오다 함께 넘어졌습니다. 철퍼덕! 둘이서 함께 넓은 운동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동생의 얼굴에 송골송골 맺힌 땀이 보였습니다. 너무 푸른 그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

표정 둘,

Photo

두려움, 불안, 초조, 걱정, 무서움, 놀람, 신기함, 설렘형을  잡아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넘어지면 땅인데, 동생에겐 지금은 죽기  상황보다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밌고 신기하고 마음이 설렙니다. 형이 있어 안심이 되지만, 그래도  소리가 나옵니다.

으아악~!

 소리에는 얼마나 살았다고 세상에서 겪은 오만가지 생각이  섞여 있습니다.

​​

Memory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는데 형보다 자전거가 더 무거운 것 같습니다. 형이 잘 잡아보라고 하는데 자꾸만 넘어집니다. 자꾸 내가 타고 싶습니다. 형을 졸라 자전거 위에 올랐습니다. 뒤에서 형이 잡아주고 밀어주는데도 죽을 것 같은 마음과 신기함이 뒤섞여 큰 소리로 악을 씁니다. 앞을 봐야 하는데 하늘을 봅니다. 그리고는 철퍼덕! 형과 함께 운동장에 드러누웠습니다. 형이 자랑스럽게 보입니다. 너무너무 재미있었던 하루. 그땐 지금보다 하늘이 더 푸르고 더 높았습니다.


​​

Remind

그땐 정말 그랬습니다.

그 소리가 들립니다.

추억처럼 지금 그때 그 아이들이 가슴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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