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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산박 Jun 15. 2022

브런치가 좋을까, 블로그가 좋을까? 썰어보기!

브런치 小考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지 채 5년이 되지 않았다. 그전에 다음 블로그를 15년 운영했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해킹을 당해 한순간에 그것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조회수 거의 50만 뷰가 하루아침에 통째로 강삭된 것이었다. 그 속상함과 안타까움으로 한동안 글쓰기를 접었다. 누군가가 내 다음 아이디로 들어와 다 삭제를 해 버린 것이었다. 아무리 살려내 보려고 인공호흡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등록 글 수만 800개가 넘었다. 특히 해외여행 사진들은 휴대폰에서 블로그로 옮겨 휴대폰에 남아 있는 사진들을 거의 지워버려서 PC에서 찾아내느라 엄청 고생했다. 다행히 사진을 PC로 옮겨 놓은 작업을 했기에 그나마 모두 잃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


고객센터에 직접 찾아가 볼까 하는 마음까지 올라왔지만, 내 아이디로 들어가 누군가 통째로 삭제해 버린 결과라 그렇다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다. >> 꼭 이중 보안하세요!


예전 다음블로그를 들어가보면 나타나는 좀비화면


그리고는 2017.11.26에 네이버로 갈아탔다.

귀찮았지만 처음부터 이중 보안을 걸어놨다. 이제 약 5년이 가까워 오고 등록 글 수도 950건이 넘었다. 네이버에서 둥지를 다시 틀어 다음과 결별한 듯했지만, 다음이 카카오로 변신하여 내게 다시 찾아오리라곤 생각을 하지 못했다.


브런치(brunch).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이 카피가 마음에 들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소위 작가가 됐다. 최근 등록된 브런치 독자가 전체 2백만 명 이상이라고 한다. 그중 브런치 작가는 4만 7천여 명. 작가가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브런치는 너무 밋밋했다. 산 넘어 산. 광고도, 댓글도, 구독자도 별로 없다 보니 처음 가졌던 흥미도 점점 떨어졌다. 그야말로 순수하게 글만 쓰는 공간이었다.


브런치 My home


네이버 블로그는 블로그 친구들과 그래도 소통을 잘할 수 있는 편인데, 브런치는 별로 감흥이 없다. 블로그가 그런 면에서는 더 편한 공간이다. 블로그가 본집이라면 브런치는 전원주택 같다. 블로그가 옷장에서 아무 옷이나 끄집어내서 입는 자연스러움이 있다면, 브런치는 최소한 콤비 이상은 입고 거울은 한번 쳐다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블로그가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면 브런치는 약간 경직된 느낌이다. 그냥 글만 잘 쓰면 되는 공간이다. 블로그는 애드포스트라도 있지만 브런치는 광고가 없다. 다만, 출판사에서 눈여겨 쳐다보고 있기는 하다. 즉, 좋은 글을 써 놓으면 블로그는 그냥 블친 몇 명이 와서 공감 눌러주고 댓글 달아주면 그걸로 끝이지만, 브런치는 출판으로 연결되는 장점이 있다. 최근 내게도 그런 기회가 와서 조만간 책이 출간될 것 같다.


브런치 홈


브런치가 경직된 면이 있긴 하지만, 블로그에서 좋은 글만 쓰고 아깝게 둘 것이 아니라 브런치에도 도전해서 출간도 하고 성취감도 얻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만 많이 써놓으면 출간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모작품도 낼 수 있다. 기왕 시작한 거 2025년까지 책 50권을 내 보자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물론 크몽에 낸 전자책 포함이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아예 출판사를 운영할까 그것도 생각 중이다. 나이 들어가며 회사 생활하는 것도 버겁다. 솔직히 지금 CEO의 사고방식이 맘에 안 든다. 이젠 누구에 예속된 것이 아닌, 혼자 하나씩 성취해 가며 프리랜서로 변신해 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평생을 공기업만 다녔던 나로선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는 느낌이다.


출처 : Pixabay (재편집)



앞으로 3년 후, 2025년의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그때는 3년 전에 쓴 이 글을 보고 뭐라고 할까? 그 생각을 하니 너무 재밌다. 그때까지 출간한 책 제목을 꼬리 달듯 댓글로 달면 어떨까? 아니면, 내 책에 대한 독후감을 내가 써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울 것 같다. 브런치가 그 일을 하는데 제대로 역할을 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블로그가 별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천만의 말씀. 당연 블로그는 글 쓰는 데 1등 공신이다. 막 써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 편한 공간이지 않는가. 하루를 시작하며 PC를 켤 때, 휴대폰을 꺼내 제일 먼저 블로그에 들어와 본다. 내 집 들어온 기분이기 때문이다.


출처 : Pixabay


공기업 다닐 때도 블로그에 글쓰기를 했지만 그냥 일기 쓰듯 썼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을 써볼까 수많은 생각들과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닌다. 온갖 보는 것들이 소재가 되고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브런치 덕분이다. 글만 잘 써놓으면 책으로 출간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 이른바 판을 깔아 준 것 같다.

참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전에는 꿈도 못 꾸었을 출간 작가가 되고, 1인 출판시대에 얼마든지 글로 세상을 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진 것 별로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특권이다.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든 놀러 가서도 글은 쓸 수 있으니까.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그런 소소한 성취감을 누려 보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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