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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박 Jun 30. 2024

미국의 살인적인 물가 직접 경험하니

미국 입국 첫째날은 숙소가 없었기 때문에 지인의 집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한달 전 이삿짐을 보내긴 했지만, 여러 개의 여행가방과 이민 가방을 들고 방문하는 4가족에게 선뜻 하룻밤을 내준 지인에게 무엇으로도 감사함을 표현할 수 없었다. LA에서 나름 괜찮은 숙소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려먼 보통 3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중요한 게 아니지만 말이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인의 집 인근에 있는 'CheeseCake Factory'에서 저녁을 사기로 했다. 지인의 가족은 총 3명, 우리 가족은 총 4명이다. 총 7명의 저녁 식사였다. 

미국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테이블은 만석이었고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와 음악 소리로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이었다.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아이들은 앉은 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이렇게 양이 많은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놔두고 그대로 자버리면 대체 어쩌라는 거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역시 팁과 계산서였다. 각종 기사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미국의 물가가 살인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와서 "음식이 괜찮냐" "추가로 필요한 것은 없냐"고 묻는 웨이터가 무척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대체 팁을 얼마나 받으려고 이렇게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깨워 음식을 먹여 보려 했지만, 11시간 넘는 비행에다 시차 때문에 잠든 아이들을 깨워 음식을 먹게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음식의 3분의 2 이상을 포장했다.

 

가장 두려웠고 한편으론 기대가 됐던 것은 역시 계산서였다. '과연 얼마의 금액이 적혀 있을까'가 궁금했다. 198.36달러가 찍혀 있었다. 나는 카드를 냈고, 조금 이따가 얼마의 팁을 낼 건지를 적으라고 영수증을 내밀었다. 18%(35.79달러), 20%(39.67달러), 22%(43.64달러)였다. 나는 주저함 없이 18%를 적었다. 잠에서 깨어나 한껏 뿔이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지인 가족과 돌아오는 길에 얼른 환율계산기를 돌렸다. 약 33만원의 금액이었다. 영어식 표현 대로 jaw-dropping, 그야 말로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는 금액이었다. 아무리 우리가 많이 시키긴 했지만 이 정도의 금액은 놀라울 정도였다.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현지에선 되도록이면 외식을 하지 말자고 와이프와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앞으로 굳게 지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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