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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hwan Jun 21. 2018

육아도 실리콘밸리 방식으로

부러워만 말고 우리도 배워서 변하자

육아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던 것이 당연시 여겨졌던 나의 아버지 세대들의 지배적이었던 문화 속에서 자라났던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가 아버지가 된다면 아이를 적극적으로 돌보고싶다'라는 다짐을 아마도 10대부터 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에 커서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본 주변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아이들과의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하는 것들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으며, 사회생활을 한다는 명분하에 육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놓쳐버리고 있었다. (육아를 ‘기회'라고 굳이 언급한 까닭은 나중에 설명할 때가 있겠다) 결국 한국의 많은 아버지들은 회사일을 또 다른 버전의 육아라고 생각하면서- ‘돈 열심히 벌어주는'일에 매진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에는 한국에서 계속 회사 생활을 한다면 나 역시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는 줄어들 수도 있겠다’ 라는 체념 섞인 생각을 했었거든.


하지만 지금 태어난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아들 녀석의 성장을 곁에서 가까이 지켜보면서, 아빠가 아기의 성장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아기가 아빠의 성장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육아에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개인적인 성향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곳 실리콘밸리 회사의 문화와 제도적인 뒷받침이 굉장히 큰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한국도 이제 점점 더 아빠의 육아 참여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와 관련한 이슈들을 종종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엄마가 주로 전담하는 육아에 대해서 사회 문화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빠르게 높아지는 관심과는 다르게 실제 사회 문화적으로 뒷받침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은 더딘것 같다.  그리고 심지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육아를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버리면 아빠는 점점 ‘슈퍼맨'이 되는 것을 강요받게 된다. 간혹가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슈퍼맨들 덕분에, 슈퍼맨이 될 수 없는 아빠들은 본의 아니게 비난의 화살을 맞게될 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몇몇의 '슈퍼맨'이 아니라, 육아에 참여하는 ‘평범한 아빠'들이 좀 더 많아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평범한 아빠'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잡지 - 볼드 저널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따금씩) 여기서 나누려는 이야기들은 간단하게 다음과 같다.



1.  이곳(실리콘밸리) 회사들의 제도와 문화는 어떻게 아빠의 육아 참여를 뒷받침하고 있는지.

2.  그래서 아빠가 어떤 방식으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이봐, 한국과 실리콘밸리는 다르잖아'라고 생각해버린뒤 이런 이슈들에 대해서 공허하게 떠들기만 하고, 제도적으로 변화된 모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아빠들은 아마 이번 세대에도 육아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고 다음 세대로 미룰지도 모른다.  




s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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