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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종 종Mu Aug 19. 2022

다운증후군 은혜씨

사랑스럽고 진실된 말투

<딸기 한 접시>


딸기 먹을래?

측은하게 접시를 밀어주는 아줌마 나의 아줌마. 오지 말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은 언니 내가 싫어 육지 끝 바닷가에서  해녀가 된 언니 나의 언니가

딸기가 되어 내 앞에 있다.


나쁜 년!

딸기가 물어왔다.

왜?

넌 나쁜 년이야!

그래? 딸기가 받는다.


아주아주 나쁜 년!

그러니까 오지 말라고. 딸기가 말했다. 그냥 거기 있으라고.


내가 그렇게 싫으냐?

그걸 몰라 묻는 거냐며 딸기가 화를 냈다. 지겨워. 이 세상에 내 한 몸 누일 곳도 없는데 너까지 따라다니면 숨이 막힌다구!


넌 숨이 막히냐? 난 기가 막히는데!

딸기가 웃었다.

체! 그래도 나보다 낫네. 숨이 막혀 죽는 사람이 기가 막혀 죽는 사람보다 많을 거라고.

그걸 말이라고 하냐? 멍청한 년.

딸기년의 멍청한 유머가 사랑스러워

내 사랑을 지겹다고 하는 그 년의 목소리까지 아구아구 삼켰다.


아프다 참 행복하게.


 내 심장을 가득 채운 딸기 한 접시.


#.

잘못 찾아간 교실에서의 과제 작성 배경을 여기 적어둡니다:


얼마 전, '다운증후군' 은혜씨가 드라마와 함께 소개되었지요.

연상단어를 딸기로 정하고, 자신은 건강하지만, 장애인 동생이 부담스러운 언니를 딸기라고 설정, 시의 배경은 드라마 스토리 빌려서  썼습니다.


 나쁜년이라고 말하는 그 표현 속에 깊은 사랑이 숨쉬고 있고, 그 사랑이 너무나 건강한 점을 중시하고자 했습니다.


신체적 장애가 인생을 아프고 슬프게 한다면 그것은 사람과 세상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기 때문일 것.


그 '사랑의 마음'은,  편리한 생활 ㅡ즉 건강과 가벼운 책임으로 이루어진 삶 ㅡ만을 추구하는 마음들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아름다운  심장일 것, 때문에 어떤  큰 포용력이 잠재한다는  저의 직관에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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