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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비 Dec 08. 2024

우리는 보았다.



어제 나는 보았다.

계엄군의 군홧발에 짓밟혔음에도

비열하게 웃고 있는 자들을.

어제 나는 보았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대표임에도

투표를 거부하는 자들을.

어제 나는 보았다.

각 개인이 헌법기관임에도

의회를 포기하는 자들을.

어제 나는 보았다.

 

나는 알았다.

군홧발에 짓밟힌 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절대로 짓밣혀서는 안 되는 국민의 존엄성이었으며,

투표로 선출된 건 국민의 대리인이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하는 특권층이었으며,

헌법기관의 본진인 의회를 포기했다는 건

각 개인이 헌법기관임을 포기한 것이라는 걸.

나는 알았다.


이에 나는 부끄럽고

이에 나는 참담하고

이에 나는 분노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여의도의 모든 시민들에게 나는 또 한 번 빚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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