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킬러 Hunter Killer, 2018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개인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중 유독 한 가지 특성이 두드러지는 부류가 있다. 군인, 소방관, 간호사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이 희생정신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책임감이다. 다만, 그 책임감이 적용되는 범위를 구분할 필요는 있다.
약속을 잘 지키거나, 맡은 일을 잘 하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책임감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흔히 자기소개서에 '저는 책임감이 강합니다.'라고 한다면 '저는 맡은 일을 열심히 합니다.'라는 의미인 것이다. 하지만 사실 책임감은 단순히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의 의미만 가지고 있지 않다. 책임감에는 '맡은 일을 중요시 여기는 태도' 또한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책임감이 강하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혹독한 자기관리로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이루어냈다. 김연아는 단순히 맡은 일을 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목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최선을 다한 것이다. 수많은 연습을 했고, 자신과 타협하지 않았으며,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넓게는 이런 사람들을 두고 책임감이 강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헌터 킬러>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책임감은 이보다 더 상위의 것이다. 회사에서 맡은 일을 잘하고,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물론 책임감 있는 사람이지만, 이 책임감의 대상은 돈과 자신이다. 누군가는 돈을 벌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 누군가는 자기만족을 위해 책임을 다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군인, 소방관, 간호사, ...'는 타인을 대상으로 한 책임감이 뛰어난 부류다.
할리우드 영화 중 전쟁 영화를 제외하고, 군인이 나오는 영화가 있다면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 군인은 "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군 복무를 service라고 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 그대로 그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순한 공무원이 아니라 남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국가에 따라 돈을 많이 받을 수도, 개인적인 혜택을 볼 수도 있겠지만 직업의 기본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군인의 책임감은 봉사정신인가?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는 없다. 더 나아가 서비스를 위한 순간판단력, 체력 등의 기술 연마를 의미한다.
영화는 한 지휘관의 정보분석력과 순간판단력, 협상능력이 이끌어 간다. 지휘관은 확장된 의미의 책임감을 지닌 사람으로, 모두의 생명을 구하고 전쟁을 막는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사람에게 가장 안 좋은 해충은 대충'이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책임감의 본질을 꿰뚫는 명언이라 할 수 있겠다.
나 자신에게 책임감을 갖기도 어려운데 대의를 위한 책임감을 갖는 것은 충분히 감사 받을 만 하다. 우리도 "Thank you for your service"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