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할까

질투의 이유를 오래 지나서 알았다

by 박소이

그동안 나는 친한 친구에게 종종 질투심을 느꼈다. 나와 친한 친구가 다른 사람과 웃고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자책이었다.


‘내가 뭘 못해줬지?’

‘내가 그렇게 재미없는 사람인가?’


그 생각은 곧 서운함으로 바뀌었다. 나는 괜히 틱틱대거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멀어지려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사실 그 순간 내가 진짜로 무서웠던 건, 우리가 생각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


‘혹시 나만 이 관계를 특별하게 생각한 건 아닐까?’

‘저 사람은 나를 내가 생각하는 만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겹칠수록 실망감과 설명하기 어려운 배신감, 그리고 불안이 함께 밀려왔다.


비슷한 감정은 남편에게도 느껴졌다. 남편이 모임을 다녀온 날이면, 남편은 내가 알던 사람과는 조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와만 깊게 연결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과도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떠올리면 괜히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나는 왜 그렇게 서운했을까. ‘남편이 나 말고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예전만큼 소중하지 않아진 건 아닐까 하는 불안 때문이었을까. 그 불안은 나를 비교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잘해야 하는 사람처럼 느끼게 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오랫동안 모든 걸 다 나누는 사이만이 진짜 친한 관계라고 믿어왔던 것 같다. 친해지면 나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했고, 나의 모든 모습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전부 보여줘야만 비로소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외로웠던 날은 내가 가장 의지하던 사람이 내 곁에 없던 날이었다. 그날에는 더 이상 아무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외로웠다.


그러다 보니 나는 자꾸 한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를 찾게 되었다. 그 사람이 나 말고도 다른 사람과 친해 보이면 괜히 서운해졌다. 상처받기 전에 먼저 멀어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도, 어쩌면 그 관계 하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아왔기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한 번은 이런 순간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내 모든 걸 다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 친구의 관심사가 아닌 이야기까지 계속 꺼내는 게 버거워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필요한데, 상대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혼자 서운해지곤 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한 사람’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러 관계가 필요한 건 아닐까.


생각해보면 한 사람이 나의 모든 관심사를 이해해주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모든 걸 다 털어놓아야만 친한 관계라고 믿어왔던 건, 어쩌면 나 혼자 만들어낸 기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꼭 한 사람에게만 모든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런 순간에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고, 또 다른 순간에는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도 된다.


너무 한 사람에게만 마음을 쏟지 말고, 조금만 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미 주변에 나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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