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척 더운 날이었다.
"덥다, 너무 덥다" 속으로 되뇌었는데, 어느 순간 "인간은 무얼 위해 살지?"에 도착해버렸다. 딱히 중간 과정이 있었던 건 아니고, 덥다 너무 덥다.. 무얼 하겠다고 이 더위에 밖에 나와 이동을 하고 있는 거지.. 뭘 위해서? 대충 이런 식이었다. 너무 더운 날 사람이 이동을 하면 비약적 사고를 할 수도 있다.
세상에 불만이 있을 때면 나는 과학 기술이 덜 발전한 탓을 한다. 그 불만들이 딱히 과학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과학 분야 종사자가 듣는다면 억울할 수도 있겠다. 어차피 나의 영역이 아니니까 남탓을 해본다. 불만은 필히 한가지 문구로 시작한다.
21세기에 아직도 왜
21세기에 왜 아직도 여름에 이렇게 땀을 흘리며 밖을 활보해야 하며, 아직도 비행기 앞 좌석에 무릎을 붙인 채 13시간을 이동해야 하며, 왜 물건을 보내기 위해선 무거운 짐을 이끌고 우체국에 가야 하며, 지하철과 버스 정거장의 스크린은 아직도 먹통일 때가 많으며, 플라스틱 카드 한 장에 나의 신원을 담아야 하는 것이며... 이런 불만들이다.
하지만 덥다는 말을 되뇌던 오늘, 그런 생각을 했다. 더위는, 더위는 잘못이 없다.
더위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기후 변화를 초래한 것도 인간이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인간이다. 나의 21세기 타령이 더위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지구를 덜 오염시키면서 여름에도 시원하게 이동할 방법을 발명하지 못한 건 21세기의 인간이 맞긴 하지만... 아무튼 오늘의 더위는 탓하지 말고 참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