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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를 관심있게 보았다.
선남선녀인 뜨거운 청춘이 먼 거리에서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을 기다리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어리고 젊었을 때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오랜기간 기다린다는 건 아무리 무신경한 성격의 사람이라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이다.
긴 시간 겪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얼굴을 마주하게 되도 한없이 짧은 사랑의 시간 후에는 애절한 헤어짐이 기다린다.
그 헤어짐은 사랑하는 이를 그 자리에 남겨두고
남겨진 사람은 떠나보낸 그 곳에서 그 사람의 흔적과 향기를 아쉬워하고 그리워 해야 한다.
매일 만나 뜨거운 심장의 열기를 터트리고 터트려도 부족할 그 시간에
달려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어르며 기다려야 하는 것은 피끓는 젊은 청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장거리 연애는 염두에 두지 않는 젊은 친구들도 많이 보았다.
어쩌면 그들의 선택이 그들의 열정 가득한 청춘의 사랑에는 현명한 결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나는 젊은 청춘의 사랑은 무조건 거침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격돌하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자신이 원하고 자신과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인 것이다.
어쩌면 장거리 연애는 오히려 젊은 청춘보다는 중년에게 적합한 사랑방식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중년이란 나이도 먹고 내게 주어진 책임이 많아져서 마음가는대로 감정의 속도를 낼 수 없고 끓어오르는 감정에 제동을 걸어야만 그나마 사랑이란 사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젊은 청춘의 사랑처럼 뜨겁게 달아오른다면 내 주변의 상황은 뒤엉키고
그 누군가는 끝내 희생되어야 하는 일들이 생기고 만다.
그런 희생과 아픔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서서히 달아오르고 빠르게 평정을 찾을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늦춘 감정의 속도를 즐길 수 있는 능력이 갖춰졌을 때 그리움의 감정은 통증이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해주고 한 숨 돌리게 하는 청량제처럼 내 일상에 활력을 주고 다시 재충전의 힘을 덤으로 선물해 준다.
거침없이 다가오는 사랑에 휘둘릴 수도 없고
내 마음과 몸이 가는대로 나를 맡겨버릴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내 사랑을 포기하지 말자.
고속도로로 숨가쁘게 달릴 수 없다면
국도로 천천히 달리며 소소한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가면 되는 것이다.
높고 낮은 인생의 산을 오르내리며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아 홀가분하게 비워진 마음만 준비되었다면 소소한 풍경과 작은 추억 하나로도 떨어져 있는 오랜시간에도 오래 전율하고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