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외로워야 한다.

by 바다에 지는 별

열살 쯤이었던 것 같다.

그늘진 평상에 누워 바라본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외롭다고 느꼈다.

파란 하늘과 바람 속에 외로움과 어렴풋하게 처음 마주했다.


그리고 사춘기 때 비가 오는 밤.

빗소리를 들으며 이불 속에서 듣는 이문세의 소녀란 음악 속에서도 진한 외로움을 느꼈다.


가슴 뛰고 풋풋한 사랑을 하면서도 나는 외롭다고 느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혼자여도, 둘이여도 외로웠다.


사랑을 해도 그 혼자라는 생각과 그 외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사랑과는 별개로 그런 생각과 외로움은 늘 내 주변을 맴돌았다.


그래서 더 이 외로움의 존재가 의아하고 궁금해졌다.

그 감정을 구지 무시하고 외면하지는 않았지만 사랑이라는 강력한 감정으로도 완전히 박멸되지 않는 이 존재는 무엇일까 끊임없이 궁금했고 가끔은 외로움이란 감정을 완전히 없애주지 못하는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도 회의감이 들었다.


그리고 외로움이란 슬픔, 기쁨이라는 사람의 기본 감정처럼 사람의 기본 감정 중에 하나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내가 심리서적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아서 모르겠지만 외로움이란 감정은 상대적인 감정이 아니라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가 싶다.


둘이 되어도 외롭고, 홀로여도 외로운 것은 사람이 원래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외로움이란 존재를 아무리 지워내려 해도 지울 수 없고 수시로 내 곁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 오는 녀석.

그렇다면 나는 녀석을 인정하기로 한다.


사람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고 결국은 혼자라는 것.


사랑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몰입하고 정신을 온전히 빼앗길 때는 잠시 사라져 주지만 그 뒤에는 어김없이 내 곁에 그림자를 드러내는 존재.


그렇기에 외면하고 피하기 보다 인정하게 되면 사랑을 하고 있을 때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철저히 내 외로움을 위로해 주고 잊게 해주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사랑에 지나치게 기대고 바라는 자신에게 제동을 걸어준다.


너무 차갑고 씁쓸한 얘기일 수 있지만

사랑이 아무리 뜨거워도 두 존재를 결코 하나로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각자 다른 사람이 만나 서로를 위해 주고 필요한 감정을 채워주려 하지만 완벽히 또 다른 내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잘 알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관가할 수 있는 진실이다.

사랑하는데도 외롭다니...이런...


또한 외로움이란 존재는 홀로였을 때보다 사랑할 때 그 존재가 더 크게 느껴지고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외로움은 당신이 사랑하기 전에도 있었고 사랑한 후에도 분명 있었지만 사랑하는 이가 생긴 뒤에는 그 외로움의 존재를 없애주기를 바라는 바람이 생겼기 때문에 그 존재가 더 크게 보이는 것 뿐이다.


'사랑하는데 어떻게 나를 외롭게 하지?'


하지만 사랑해도 외롭다.

24시간 사랑하는 이와 함께여도 외로울 수 있다.

사랑한다는 감정에 확신이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


그러니 그대..

사랑하고 있더라도 자신의 외로움은 자신의 것이다.

그 외로움은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 외로움이란 존재는 원래 당신의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할 때 사랑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드러나는 녀석에 화들짝 놀라지 않고 오히려 그 외로움을 즐길 줄 알게 되는 것이다.

외로움은 둘이였을 때의 숨막힘을 환기시켜주는 것.


외로움을 즐긴다는 것은 내 영혼에 잠시나마 환기를 시켜주는 일이다.

둘이였을 때 꼭 껴안아 내 숨조차도 상대와 나눴다가 원래 홀로였던 나 자신을 확인하는 순간인 것이다.


유착...의학적으로는 어떤 장기와 장기가 서로 붙어버려 떼어내기가 곤란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완전히 붙어버리는 상태...이 얼마나 숨막히는 말인가?


경계가 없어지는 관계...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고 그 생활에 나만의 생각과 나만의 세계가 존재하는 홀로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존재,

나와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존재,

내 모든 감정을 다 읽어내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외로움...

더 이상 낯설어 하지도 두려워 하지도 , 부당하게 느끼지도 말자.


그 존재는 당신과 함께 태어나 당신과 함께 사라질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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