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데이트~♡

by 바다에 지는 별
빗속의 두 여인..속닥속닥...깔깔깔...빗소리와 함께 사랑의 속삭임도 통통 튀어다닌다.

"엄마..무서워..."

공부방에서 나오면서 비오는 밤길 마중 나와 달라는 딸의 전화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우산을 챙기고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 장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저 멀리서 오렌지 색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걸어오는 딸.

내 큰 우산 하나로 둘이 걸어간다.


딸은 자연스럽게 내게 팔짱을 끼고 뭐가 좋은지 미소를 띄우며 내게 재잘재잘 떠들어댄다.

너무 일상적인 몸짓들이지만 내리는 비때문인지 우리는 둘다 평소보다 들떠있고 왠지 더 행복하고 즐겁다.


우리는 가로등 불빛에 내리는 비가 너무 예뻐서 가는 걸음을 멈추고 소박하게 즐거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져 사진을 찍어댔다.


"엄마는 니가 엄마 자주 불러 주면 좋겠다.

그래야 너랑 이렇게 사진이라도 찍고 네가 팔짱도 껴주지..ㅎㅎ

엄마가 초딩 때 한번은 우산이 없어서 집에 가면서 장대같은 비를 맞은 적이 있어.

처음 빗 속에 나서면서 젖는 것이 싫어 망설였지만 막상 그냥 다 맞고 가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체념하고 비를 맞는데 의외로 좋더라.


처음에는 엄마가 우산 안 갖다 주는게 너무 속상하고 서운해서 슬펐는데 나중에는 속옷까지 젖을 정도로 맞는 비가 이렇게 시원하고 기분좋은 일이라는 걸 경험하고 엄마의 작은 추억이 하나 생겨서 좋았어. "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좀 외진 곳에 있어서 500미터되는 골목을 지나쳐야 했는데 가로등이 딱 하나였다.

그곳에서 가끔 안 좋은 일들도 있었던 나는 밤늦게 독서실을 다녀올 때면 엄마가 나와주었으면 했지만 늘 일을 하시던 엄마는 그 시간에 곯아 떨어지셔서 전화통화가 되지 않았다.


엄마가 필요했을 때마다 손이 닿지 않는 엄마였기에 내 딸에겐 마중 잘 나오는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다.


이런 얘기를 들은 딸은 많이 놀라는 눈치였다.

항상 챙김을 받고 다정한 자신의 엄마가 평범한 사람은 아닐 수도 있을 거란 걸 어렴풋하게나마 느끼지 않았을까?ㅋㅋㅋ


가끔 아이들은 내 어렵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물어보고 내가 하는 얘기들에 매우 놀라워한다.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도 하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친구들의 가족 얘기도 들으면서 자신의 엄마가 평범한 엄마가 아니란 것도, 자신들이 운이 좋은 편에 든다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자주 고맙다는 말을 한다.

착한 녀석들...


나는 그리 풍족한 편은 되지 못해 아이들에게 물질적으로는 사실 그리 잘 해 주는 못하지만 자신이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있는 사람이고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고, 우리 가족도 행복한 사람들임을 알게 해 주고 싶은 욕심은 있다.


소소한 챙김, 작은 표현 속에 아이들은 행복해 할 줄 아는 능력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라고 해도 진정 서로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며 서로가 소중한 존재라는 마음이 든다는 것이 평범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우리는 많이 사랑한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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