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가 왠말이냐!!!!
한 시간 시간차를 내고 전철역을 향하면서 시작된 설레임.
솔직히 두 번째 만남이라서 설레임은 무슨...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전철역에 도착해서 이어폰으로 듣는 어쿠스틱 콜라보 노래는 그 설렘을 더 증폭시켰다.
먼 길 달려 와서 늘 이 모임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앤디님이 고마워 환승구간에 있는 화장품 코너에 들러 앤디님 마나님의 립스틱과 립밤을 샀다.
그리고 만원당 한 개를 증정한다는 이름모를 남자 아이돌 스탠딩 장식품을 하나 더 달라고 떼를 썼다.
선물을 준비하고 줄 생각에 혼자 피식피식 웃는다.
그러다 환승해서 올라탄 전철에서 남영역 즈음에서는 급기야 너무 흥분했다는 걸 반증이라도 하듯 살짝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했다.
그 참....나 왜 이러냐? ㅋㅋㅋㅋ
7번 출구로 나와서 길을 잃었다.
시간이 벌써 7시가 다 되어 가는데 마음이 급하다.
그러다 아케이드가 보였고 돌아가는 회전문에 급한 걸음을 옮겼다가
"끄아아악!!!!!"의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문에 끼어 버렸다.
앞 서 가던 여인이 놀라서 후진한 뒤에서야 나는 풀려 났고 워낙에 하이톤의 비명이라 그 고급진 건물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이 나의 이 비참한 상황을 목격한 것 같다.
너무 챙피해 벌게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고 숙인 채로 빠른 걸음을 옮기는데 보안요원 총각이 다가오며 한 마디로 두 번 망신살이 뻗친다.
" 한 분씩 들어가셔야 합니다. !!!"
ㅠ.ㅠ 졸지에 시골 상경한 티가 팍팍나버렸네..
이 때부터 나는 고급지고 번지르르한 서울공기가 못마땅해지기 시작했다.
더워져 외투를 팔에 걸치고 엘리베이터를 찾는데 목적지의 층수가 터치스크린에 나와 있다.
고급진 걸 떠나서 왠지 불편해지는 마음...
뭐 어쨌든 찾아낸 복성각 9호실.
재갈냥이님과 앤디님이 앉아 계신다.
보자마자 불편했던 심기가 걷힌다.
보자마자 앤디님이 도발을 한다.
"나 너무 보고 싶었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씩씩하게 짧고 명확한 목소리로 "네!!!" 로 대답하니 오히려 더 당황하는 두 분...ㅋㅋㅋㅋ
역시 두 번을 봐도 편하고 반가운 분들이다.
그리고 윤군과 쥴리아킴님이 오셨다.
우리는 막힘없이 반가움으로 수다 삼매경.
그리고 그 날의 꽃, 93년산 out by 작가님 등장.
훤칠한 키에 뽀송뽀송한 피부를 극찬하시는 재갈냥이 작가님.
작가님의 진심어린 부러움이 느껴졌다. ㅎㅎㅎ
참 고운 피부에 귀여운 미소까지.
그리고 고맙게도 내 오른쪽에 자리해 주신다.
옆에서 바라본 작가님의 긴 속눈썹은 참 매력적이라며 나 또한 칭찬칭찬.
풋풋함을 뚝뚝 떨어뜨리며 다소 수줍음으로 자기소개를 하신다.
글만보다 실제로 만났을 때 좀 연배들이 있어서 놀랬다고...ㅎㅎㅎㅎㅎ
(작가님...미안해요..그냥 이모, 삼촌이라 생각하세요.)
자연스럽게 글에 대한 여러 생각과 공감을 나눈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공통점에 대해서 서로 신기해 했고 음악과 글은 참 깊은 연관이 있음에 우리는 격하게 공감했다.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첫 만남 때 즐거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이다 음료가 나온 것에 대해 나는 강하게 불만스러웠다며 비주류 작가님들의 배려로 초록병과 맥주를 시켰다.
비장한 마음으로 ㅋ 군중 속의 혼술을 결심하고 쏘맥 조제에 들어간 순간.
out by님이 자신도 쏘맥 좋아한다며 술을 청했다.
(이런 이쁜 청년을 봤나~♡♡♡♡)
기분이 너무 좋아진 나는 늘 천천히 오래 술을 즐기는 내 주도를 깨고 술술술.....
93년산 작가님의 잔을 극진히 채워주는 배려도 잊지 않고 대화에 집중한다.
글을 쓰면서 중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장르가 소설이고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글쓰기가 쉽지가 않다라는 재갈냥이 작가님의 말씀에 나는 함께 매거진을 꾸려가고 있는 앤디님을 공격했다.
(함께 소설매거진을 쓰고 있으나 앤디님이 연재를 오래 쉬고 계셔서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
그러나 절대 기죽지 않는 앤디님..
계속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ㅡ.,ㅡ*
매거진 얘기를 하면서 일 벌이기만 잘 하는 인간굴비, 앤디님이 그룹 매거진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신다.
모두들 동의하신다.
재미있겠다며...
글 쓰는 성격이 다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왠지 이 모임의 사람들은 글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났지만 그냥 내 주관적인 느낌은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 공통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구 하나 어떤 얘기에도 스스럼없이 얘기했고 각자의 스타일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답하는 모습에 왠지 푸근하고 가슴이 후끈거려 엄마미소를 지으며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얼큰히 취한 눈에 비취는 작가님들의 모습이 그냥 고맙고 좋아서 혼자 또 울컥해져 말이 없어졌다.
그리고 앤디님의 아름다운 지인, 쏘이님이 오셔서 우리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시간이 많이 돼서 우리는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첫 만남 때 같이 노래 연습하던 그 곳을 2차 장소로 정했다.
평일의 만남이라 처음 만남 때처럼 이것저것 이벤트를 준비하지는 못 했지만 참 편하고 좋다.
다들 참 푸근한 미소들이 그득하다.
글은 사람마다 그 소용이 다르고 목적이 다르다.
하지만 나는 글을 소통의 목적으로 쓴다.
언제나 사람이 주변에 넘쳐나도 나는 늘 사람에 목마르다.
그건 나도 이유를 모른다.
그냥 나와 비슷한 코드의 사람도 좋고, 비슷하지 않아도 좋아할 만한 부분들은 누구나 꼭 하나씩 갖고 있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인지라 나는 그 어떤 만남에서도 늘 즐겁고 수다스럽다.
그저 사람사는 이야기, 내 이야기만으로도 내가 편한 사람들이라면 나는 소모적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글이라는 공통 관심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도 언제든 글이란 주제로 돌아오는 것도 신기하고 즐거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고 해도 사람에게 울림을 주지 않는다면 그리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글도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그 진정성은 그 사람의 삶에서 나오는 것이다.
삶이 나눠지지 않고 자신이 보여지지 않는 글은 관념적이고 공허하다.
내가 녹아 있는 글.
그리고 그 나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그 나라는 존재를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고 그 공감으로 함께 공명하는 글.
즉 글도 음악처럼 같은 울림이 만나져야 진정 가치있고 소용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이들수록 사람이 지겹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사람은 결국 사람으로 위로받는다고 생각한다.
시작된 인연이 그저 일회성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나는 유난히 이 모임에서는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말하는 그 울림이 유난히 크게 울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좀 아쉽다면 비주류라는 점....
천천히 함께 즐기면서 함께 나누는 잔은 또다른 느낌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나눌 수 없음이 무척 아쉬워 혼자서 얼큰히 취해 버렸다. ㅋㅋㅋ
아리따우면서 성격도 너무 좋은 쏘이님..
다음에는 좀 천천히 마시면서 더 많은 얘기들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나는 이 사람들을 몇 번 쯤이나 만나야 덜 흥분하고 덜 설랠까?
좀 침착하게 조금은 나이값에 어울리도록 무게감 있는 모습도 보여 줄 수 있는데...아직은 감정이 더 앞서서인지 잘 안 된다. ㅋ
세 번째 만남..
때는 좀 도도녀, 차도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