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쁜 하루하루 ....
그래도 나름 열심히 집안 일에, 아이들 신경쓰면서 스스로를 응원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퇴근해 돌아와 대충하자는 의도로 시작된 집안 정리가 계속 길어지고 있었다.
큰 아이한테는 빨래 정리를 도와 달라고 부탁했고, 게임에 여념이 없는 막내에게는 서너개 남짓의 설겆이를 부탁하고 나는 분주히 집 안일을 하고 있었다.
대충 정리가 되고 큰 아이와 함께 빨래를 정리하기 위해 앉았고, 작은 녀석도 자기 빨래만 정리하라며 불러 앉혔다. 우리 셋은 각자의 빨래정리를 시작했고 초등 4학년이 되는 작은 아이는 단추가 달린 남방 정리하기를 어려워했다.
나는 여러 번에 걸쳐서 아들에게 방법을 알려 주었고 녀석은 제법 진지하게 자신의 것을 정리했다.
정리하는 내내 새 학기에 바뀐 반과 친구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큰 아이는 중3학년 생활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별로 없다고 했고, 작은 아이는 그래도 한 명의 단짝 친구라도 같은 반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도란도란 앉아서 일상적인 얘기들을 하면서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녀석들의 담담한 얘기들을 함께 나누고 한 공간에 같이 앉아 있는 이 시간, 이 순간.
어쩌면 특별할 것도 없고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가슴 푸근해졌다.
일상.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그 일상의 가벼운 행복들이 후일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오래 오래 진한 여운으로 삶을 기분좋게 살아내게 하는 추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행복.
너무 평범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건강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또한 우리가 가장 실천하기 쉽지만 어렵기도 한 행복의 종류이지 않을까?
아이들은 크고 나는 삶에 대해 무감각해져 가고 지쳐간다.
늘 행복할 수 없고 일상을 행복이라 느끼는 일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소소한 일상이 가슴 찡하게 마음을 적셔올 때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지 싶다.
삶을 감사할 수 있다는 것.
내 주어진 것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 갈수록 내가 바라는 기대와 이상에 가려져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일이다.
기대를 낮추고, 더 나아지기 위한 발버둥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작은 행복들.
오늘 밤 참 오랫만이다.
아이들로 인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잔잔하게 행복함을 느끼는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