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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에 지는 별 Nov 22. 2017

우주에게 내 사랑을 부탁하다.

브런치 작가이자, 절친인 친구가 아침에 예쁜 사진이 있는 글을 보내왔다.

오늘부터 자신은 우주에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기로 했단다.


40중반의 나이를 먹었으나 아이같은 순수함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친구.

그 친구다운 말이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그냥 나는 우주 얘기를 했다.


지구라는 행성이 태양계와 넓은 우주의 영향을 받으며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 작은 행성 안에 살고 있는 우리  또한 우주의 기운과 연결되어 삶을 살아내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허황되기만 한 얘기는 아니라고...

어디에 있을까요? 나의 사랑. 그 어딘가에 있을 인연을 찾으려면 신의 손길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인연을 만나고 싶은 기대 그리고 기다림.

세월을 어느 정도 살아내고서 이제는 좀 더 나란 사람과 진정 잘 맞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함께 할 그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나 왔던  시간만큼 여러 상황을 겪으며

받은  깊은 상처들도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의욕만 앞서고 기대만 가득차서

인연을 꿈꾸기에는 그 많은 상처들로 인해 생긴 후유증이나 장애 수준으로 극복되지 못하는

깊은 상처들이 하나씩은 있을 법도 하기 때문이다.


즉, 오랜시간 함께 부대끼며 살아내느라 아픔없는 사람이 없고, 상처 없는 사람이 없으며, 극복되지 않는 스스로의 문제들을  갖고 있으리라.


아픔과 상처는 서로 위로하고 이해하고 다독이면 되지만 극복되지 못한 각자의 문제는 생각보다 넘을 수 없는 산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살아 온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의 다름으로 인정하고 수용할 수 없는  범위의 수준일 수 도 있을 것이다.

다치고 아팠던 기억들이 더 가시를 세우게 할지도 모른다.  박힌 가시를 떼어내 줄 근사한 사랑을 기대하지 않기에 그 가시를 세우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사랑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러한 심각한 상처의 원인이나 과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적으로나 상황적으로 그리 여유롭지 않다.

그러하기에 최대한 그 간극이 좁은 사람과 연결되기를 소망한다.



간극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대에게 맞춰주기도 하고, 자신의 요구들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적응하려 애써보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설령 변하더라도 그 변화의 폭은 넓지 않다.

그렇다고 나와 가장 비슷한 인연을 만나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어쩌면 친구의 그런 기도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기대하고 소망하며 그 누군가를 만나고자 하는 소망.

외로운 것이 인간이란 존재이기에 만남이라는  결실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 기다림은 지속된다.



기도에 부응할 만큼의 인연이라는 확신은 없으나 그 기도가 오래되고 반복될 수록 자신또한 돌아보게 되고 구체적인 기도를 읊조리게 되지 않을까?


사람이란 존재도 무척 어려운 존재지만 그 어려운 두 존재가 만나지게  하는 인연.

다양한 모양의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이 만나 다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를 소망하지만 그 어울림은 무척이나 많은 행운과 긍정의 기운이 필요한 일이리라.


인연에는 우주의 작은 편린인 두 인간의 인생이 걸린 일이기에 허공에 흩어져버릴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그 기도에 응답해 줄 그 어떤 존재에 대한 믿음이 담긴 기도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친구처럼 믿고 기도한다.

맞지 않는 인연으로 멍들고 실망하던 시간이  있었던 만큼 나 자신을 명확하게 바라볼 줄 아는 눈을 달라고.


 나란 사람과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고,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만큼 닮은 인연을 주시길...


서로에게  느끼는  편안함과  익숙함을 지루함이나 서원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조용한 쉼의 존재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서로가 되길...


부디..

오랜시간동안 홀로 외롭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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