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가 다른 자아를 가진 존재니까.

영화 “완벽한 타인”을 보고 난 독후감

by 수리
모든 관계의 시작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다.


예능을 보다가 출연진 간의 관계에 대해 나온 캡처 이미지를 보고 예전부터 보고 싶던 영화 “완벽한 타인”을 틀었다. 간단한 무대 배경에도 출연진의 연기력으로 탄탄하게 채웠다는 평이 자자해서 궁금했는데 영화를 마주하는 시작부터 불편한 기운이 감싼다.


영화의 줄거리는 모든 캐릭터가 저녁식사를 즐기는 동안 휴대폰을 식탁에 올려두고 전화, 문자, 카톡 또는 어플 알림이 올 때마다 해당 내용에 대해 모두에게 공유하는 게임을 시작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예전에도 이 영화를 볼까 하다 줄거리만 훑어보아 캐릭터 간에 어떤 비밀을 갖고 있는지 본 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다 보니 스물스물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이 불편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아슬아슬하게 누군가의 비밀이 드러날 것 같다가 사그라들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작스럽게 비밀이 드러나버리기도 한다. 그걸 지켜보는 관객들은 저 비밀이 언제쯤 드러날까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영화를 관람한다. 집에서 보았으니 망정이지 영화관에서 보면 아주 속이 터졌을 것 같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캐릭터 모두가 기혼자고 그중 한 명은 이혼을 경험했기 때문에 스토리 전반에 깔린 각 부부의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름 끼치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마 결혼 전에 봤으면 결혼이 저런 건가, 하며 소름 끼치게 싫었을 것 같은데 결혼하고 나서 보니 드라마 “부부의 세계”처럼 각 부부만의 비밀이 있고, 부부도 각자 개인과 개인이 만나 개인의 비밀이 있다는 걸, 비밀을 모두 공유할 필요는 없으며 인간 관계에도 자생 능력이 있다는 결말로 끝난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사랑, 결혼, 부부라는 소재는 끊임없는 이야기 소재일 수밖에 없을 것.


뒤돌아보면 평생토록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
인생에 있어서 빛나는 순간이 있어.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그게 오늘이라고 생각된다면 그냥 가.
그게 아니다 싶으면 돌아와.

부부에서 더 나아가 가족이라는 존재. 딸이 자신과 똑같은 인생을 살까 걱정하는 엄마와 그런 모녀 관계를 보며 자녀가 엇나갈까 봐 예방하려는 아빠의 모습, 앞으로 우리가 아이가 생긴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을 따를 수 있을까. 아이를 개별적인 자아로 인정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는데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도 이런 부모들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조진웅이 말하는 대사가 너무 이상적인 아빠의 모습인 거지. 저런 부모가 세상에 있긴 할까.


조용히 영화를 보고 나서 신랑과 혹시 비밀이 있냐고 물었더니 서로가 아직은 별 다른 비밀이 없다. 앞으로도 이랬으면 참 좋겠는 걸.


사람의 본심은 월식과 같아서
잠깐 가릴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돼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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