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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리 Dec 28. 2023

브런치 글쓰기의 즐거움

내년에는 더 자주 쓰도록 할게요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제출했던 글 중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저에게도 반짝이는 순간이 많았지만 지나가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아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나는 모든 걸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재미 삼아 썼던 블로그 글을 다시 읽고 나서야 아무것도 제대로 기억하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후로도 그런 일은 자주 생겼다. 친구들과 추억을 회상하다 보면 나 편할 데로 기억하는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정말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현재가 중요한 사람인가 보다. 꽤 기뻤던 즐거웠던 일이었음에 틀림없는데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와 관련한 걸 기억 못 하는 건 괜찮다. 그런데 만약 아이들과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그래서 브런치에 도전했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있었던 모든 순간을, 그중에서도 행복했던 즐거웠던 순간들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서. 그런데 이러저러한 글을 쓰다 보니 결국엔 나는 나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아이들이 예쁜짓한 일 뿐만 아니라 내가 육아하면서 또는 그냥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내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었다.


처음엔 그저 내가 글을 쓰고 있구나 사람들이 읽어주는구나 신기하다고 느꼈다면 2년이 지나 3년째가 된 지금은 브런치 덕분에 내 삶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건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기 때문인 거 같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래서 내가 뭘 느꼈는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같은 다양한 생각들을 하다 보면 그저 한번 웃고 또는 한번 속상해하고 지나갈 일들이 내 마음속에 깊이 남는다.


글을 쓰며 이러한 경험을 반복해서 하다 보니 글을 쓰지 않을 때도 습관처럼 생각들을 정리한다. 특히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특별히 더 그렇다. 이렇게 정리된 내 생각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불현듯 떠오른다. 잠시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내 평범한 하루가 아주 조금 달라진다. 비록 특별하지 않은 일상과 아주 조금의 변화지만 그것이 쌓이다 보니 그저 지나가는 하루하루를 보냈을 때보다 풍요롭게 지내는 거 같다.


왜 굳이 브런치에 글을 쓰냐고 물어본다면 나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일기장에 쓰는 것과 달리 공개되는 곳에 글을 쓰다 보니 조금이라도 잘 써보려고 노력한다. 나의 글이 깨끗하고 담백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가 글을 쓰는 공간에서 다른 이의 진심이 담긴 글을 읽다 보면 나도 글이 쓰고 싶어 진다. 참 신기한 게 자주 읽는 작가님들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지만 이미 알고 지내는 지인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요즘 자주 받는 브런치 알림이 있다. 그건 바로 글을 쓰라는 독촉 알림이다. 그렇다 오늘의 글은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의  좋은 점을 상기시켜 나 자신이 글을 자주 쓰도록 하기 위함이다. 바쁘다 보니 어느 순간 브런치는 내 삶의 후순위에 밀려있었다.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도 한 두줄 쓰다 지워버리기 일쑤였다. 자꾸  재미난 다른 것들이 내 눈에 들어온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부턴 새해 목표엔 늘 브런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글쓰기는 나의 목표에 당당히 한 자리 차지하게 될 거다. 새해엔 유튜브를 좀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하고 글을 자주 써야지. 그래야 나의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질 테니.


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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