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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Mar 29. 2019

디자인의 미래예측(영향요소) 05.
감성

제2장 디자인의 미래예측_12

감성공학, 감성마케팅, 감성디자인 등 2,000년대 초에 감성이라는 키워드가 사회를 감염시키듯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감성이라는 단어가 이전처럼 자주 들리지는 않습니다. 그 당시에 그리고 최근까지도 감성은 그저 유행과 같은 것이려니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세계적인 디자인 변수에 자리를 잡게 한 것은 최근에 어떤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한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하신 교수님이 감성을 주제로 강의를 한 것은 아니나, 그 교수님의 강의와 감성의 관계를 연계하여 생각한다면 인간의 감성이 고대 이후에 지금처럼 대우? 받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고대에는 인간이 무언가를 결정하려면 항상 무속인에게 의존하였던 시기입니다. 고대의 무속인은 지금과는 달리 족장이거나 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석기시대로 들어와서도 부족장은 아니더라도 부족이나 왕국의 결정에 무속인 매우 중요한 자문역할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신이 정해주는 대로 혹은 신의 계시에 따라 살아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그 이후 중세에는 더욱 강력한 신이 등장합니다. 기독교에서의 하느님 혹은 주님입니다. 이전의 신들은 대부분이 지역연고제였습니다. 즉 산에는 산신 바다에는 바다의 신이고 다른 동네나 국가에 가면 그 동네나 지역의 산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주님은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 하시기에 내가 아무리 먼 곳에 가더라도 항상 같이하는 존재로 그야말로 최초의 유비퀴토스모바일 신입니다. 

중세의 십자군 전쟁도 이러한 신관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든 유일신이었던 기독교의 신은 고대의 신들보다도 훨씬 강력하여 인간 위에 존재하였습니다. 따라서 중세에는 왕권이었으나 교회의 권력 또한 이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즉 인간은 더욱 강력해진 신의 종으로서 존재하였습니다. 


그 이후 중세 말기에 들어 르네상스가 생기고 인간의 이성이 중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현대까지 인간의 이성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간의 역사를 고찰해보면 신의 종, 이성 중심 인간은 있었으나 감성 중시 인간의 시대는 없었습니다. 


물론 문학이나 예술에서 인간의 감성을 중시하던 흐름이나 경향이 없던 것은 아니나 최근의 인간의 본성의 솔직한 표현이라는 감성이라는 개념보다는 인간의 정서에 가까운 감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과 이십여 년 전에만 해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MC는 지성의 상징이었습니다. 영어도 잘하고, 지식도 풍부하고, 이성적인 사람이 텔레비전의 스타였던 시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식적인 지식도 몰라야 하고, 영어도 못하고, 학벌은 그야말로 아무 문제가 안 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이 많이 늘었고, 지식인보다는 재미있는 사람 혹은 인간미가 있는 사람이 대중의 스타가 되는 시기입니다.      


디자인에서도 펀디자인 fun design은 디자인의 전통적인 기능성을 무시하고 인간에게 유희적 가치를 만족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인간의 감성이 그야말로 한 순간에 분출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감성의 회복? 자유로운 분출은 어떠한 디자인의 흐름을 만들어 낼까요? 


우선은 앞서의 펀디자인이라는 현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명품 지향, 웰빙, 로하스 LOHAS 등 기능적이나 합리적인 소비보다는 감성지향적 혹은 삶의 가치 추구적 디자인이나 생활양식 등도 그러한 것들일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떠한 새로운 흐름이 생길 수 있을까요? 

간단히 생각하면 감성의 분출은 극단적인 감각적인 만족의 추구라는 방향과 매우 순수한 감정의 추구의 양방향의 전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빠지는 사람들이 증가한다거나, 격렬한 격투기가 인기를 얻는다든지, 텔레비전에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진다던지 등 이미 주변에서 감각적인 만족의 추구 현상은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도 이러한 감각 만족형 디자인이나 생활양식이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순수한 감성을 추구하는 흐름도 등장할 수 있습니다. 아니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도 있습니다. 순수 감성의 정의가 아직 내려진 것은 아니나, 순수 이성이라는 개념에 대응할만한 가치를 가지는 감성에 대한 욕구가 생길 것입니다. 

이 순수 감성은 남을 도와주었을 때 느끼는 보람, 교회나 절에서 느끼는 평안하고 안정된 감성 등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순수한 감성을 추구하는 현상은 물질적 만족보다는 정신적 만족, 개인 성찰에 대한 욕구, 지성이나 권력 재력에 대한 무가치화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사회의 지도자들에 대하여도 이러한 태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1위로 프란체스코 교황이 뽑힌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디자인도 이제까지의 물질 지향적 가치를 넘어 보다 인간적 윤리적 가치를 가지는 생활환경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또 그래야 한다고 주장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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