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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밴드 투게더

월트 돈

by 영지

아무리 매번 같은 사람을 만나도 정말로 그 사람을 만났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몇이나 될까? 나는 긴 시간 외면하다가 늘 옆에 부대끼고 살았던 동생을 만난 건 채 몇 년 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내가 마음을 열고 상대가 마음을 열고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상대를 읽어내는 순간 만남이 읽힌달까.


영화는 딱히 큰 꼬임 없이 원만하게 흘러갔다. 건질 대사는 많았고 트롤 간의 관계성도 볼만했다. 노래는 듣다 울었고 ㅎㅎ… 주절주절하지만 결국 재미가 있었다.


억지로 구현한 악이나 메시지를 담기 위해 만들어야 했던 인물 또는 에피소드가 현실의 삶이나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재밌게 보긴 해도 인류적인 다정함을 그려낸 작품보단 늘 아래인 거 같다고 생각한다. 전자를 수도 없이 접한 탓에 후자인 작품을 봐도 처음엔 겁을 먹고 불안해하지만 최근 본 영화들은 다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줘서 좋았다.


이 영화가 좋은 이유를 한 가지 꼽자면 포옹이 많이 나와서. 나도 포옹이 좋다. 늘 포옹 타임을 가지고 싶다…


힘을 빼고 너무 비장하게, 매사에 진지하게 구는 일을 줄일 수 있도록 올해는 마음의 근육을 찬찬히 키우고 싶다. 확 놓아버리는 게 아니라 힘을 빼는 일에도 힘은 들어가야 하기에 굳이 바란다면 나를 위해서 가끔은 이기적인 것에 이기적이라고 말하고 느낌표 보단 물결을 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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