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글쓰기
목표를 점 A 라고 하자.
계획은 점 A 에 수렴하는 수없이 많은 점 a'1, a'2, ... 의 모임이다.
A 로 향하기 위해 주저 없이 그 근처에 속하려고 하는 점렬 {a'n} 이다.
굳이 이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냥 고등학교 수준의 정의로도 설명 가능하다.
(오히려 그 편이 더 어울리는 비유일지도.)
목표를 실수 1이라고 하면, 계획은 극한값 1에 수렴하는 실수열 {1-1/n}인 셈이다.
혹은 {1+1/n}일 수도 있고, {1-100/n}일 수도 있다. {1-1/(2^n)}이거나 {1-(1/n)^n}이어도 괜찮다.
어쨌든 해당 수열의 무수히 많은 숫자들이 1을 포함하는 가장 작은 열린집합 안에 속하기만 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유한 개의 튀는 점들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경향성이다.
'할 일 목록'에 적힌 과제 한 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한 줄들이 모여서 보여주는 그래프 또는 산포도가 중요한 것이다.
계획은 그런 관점에서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부과한 하나 하나 개별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나에 대한 데이터를 매일매일 수집하고,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토대로 목표를 향한 경로를 계속해서 수정하는 것이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을 천천히,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에 맞춰가는 중이었다.
하나의 점으로 수렴하는 수열을 예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목표는 점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큰 집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집합으로서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려면,
먼저 목표라는 집합에 속한 원소를 파악하고, 그 원소에 수렴하는 계획을 각각 세워야 하겠지.
그래야지 계획들의 집합이 목표에 수렴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