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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영주권자가 되다.

호주에서 캐나다 영주권을 받게 된 사연

캐나다 최종 영주권 승인 소식을 들은 건 우리가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캐나다에는 연방정부 이민과 주정부 이민이 있다. 그중 우리는 퀘벡 주정부 이민을 지원했기 때문에 CSQ(Quebec Selection Certificate)라는 퀘벡 주정부의 승인을 먼저 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연방 정부의 승인을 한번 더 받아야 최종적으로 캐나다의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유학생이 퀘벡 내에서 학교를 졸업하면 워크퍼밋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워크퍼밋이 만료되기 전에 CSQ와 고용주의 레터를 받을 수 있다면 영주권 최종 승인까지 워크퍼밋을 연장할 수 있다. 나와 줄리는 CSQ가 워크퍼밋 만료 후에 나오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워크퍼밋을 연장할 수가 없었다. 


추가로 퀘벡 이민법이 한번 더 변경되면서 나의 전공 점수가 낮아지게 되었고, 불어 시험을 한번 더 봐야 하나, 아니면 인터뷰를 봐야 하나 한차례 더 멘붕이 왔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갑작스레 퀘벡 CSQ 승인 소식을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의 대학원 졸업 점수가 인정되어 인터뷰와 추가 시험 없이도 승인이 난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 정말 뛸 듯이 기뻤다. 


(이민 법이 바뀌어 난감했던 사연은 아래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parttimeartist/80


CSQ는 받았지만 이미 워크퍼밋이 완료된 상태라 최종 영주권 승인이 날 때까지 나와 줄리는 합법적으로 캐나다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이럴 때를 예상해 나는 만 30세가 지나기 전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나의 외국 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호주 여행에서부터 시작되었고 호주에 가려고 준비하다가 캐나다로 오게 된 거였기 때문에 호주에 대한 미련이 사실 조금은 남아있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나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마지막 기회를 혹시 하는 마음으로 살려둔 셈이었다.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며 떠났던 캐나다, 미국 자동차 횡단 여행기는 아래 브런치 북 참고)

https://brunch.co.kr/brunchbook/roadtripcanada


실제로 워크퍼밋을 연장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한국으로 잠시 귀국하느냐  아니면 호주 워홀을 떠나느냐 두 가지 중에 고민을 했다. 줄리는 영주권을 딸 때까지는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면 강하게 선을 그었다. 결국 우리는 캐나다 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호주로 넘어가 워홀러가 되기로 하였다. 


어떤 나라의 어떤 도시건 여행자로 느끼는 것과 실제로 경제활동을 하며 거주자로서 느끼는 점은 천지차이다. 호주와 캐나다는 같은 영연방 국가기 때문에 비슷할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다른 점도 많이 있었다.(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


https://brunch.co.kr/@parttimeartist/68


6개월 차가 되었을 때쯤 이민을 도와주던 에이전시에서 최종 영주권 승인을 이메일로 알려왔다. 처음 캐나다행 비행기를 탄 뒤로 만 3년째 되는 달이었다. 지난 3년 이 영주권 취득을 위해 달려왔는데 막상 승인 소식을 들으니 약간 허탈한 기분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역시 이제는 더 이상 떠돌아다니지 않고 정착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더욱 컸다. 


우리는 캠핑카를 빌려 호주 동부와 울루루 일대를 로드트립 하며 호주 생활을 정리했다. 그리고 만 3년 만에 한국으로 들어가 가족들과 재회했다. (호주 워홀 기는 브런치 북 "호주 간 자식이 돌아오지 않아요"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hoju


그러나 영주권 승인은 이민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절대 잊으면 안 된다. 이제부터 정말 이민자로서의 외국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호주, 필리핀, 캐나다를 돌아다니며 얻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영주권 취득 후 캐나다에서 나의 삶은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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