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동안 내 안에 엉켜있던, 그래서 너무나 미워했던 두 가지.
이것들이 나에게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알아차린 뒤에는 얼른 없애버리고 싶어서 안간힘을 썼다. 대체 넌 왜 이렇게 불안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인 거야? 자책하면서.
상담을 받을 때마다 선생님은 나의 불안과 욕심을 정직하게 비춰주셨다. 그러면 나는 몇 번이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이 불안과 욕심을 없애버릴 수 있을까요. 이런 제가 싫어요. 자유롭고 싶어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단 한 번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없앨 수 있어요’와 같은 희망적인 말은 해주지 않으셨다. 없앨 수 없어요.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 돼요. 안고 가는 법을 배워야 해요.
처음엔 그 말이 좌절스러웠다. 하지만 자주 들으니 아무렇지 않을 만큼 익숙해졌고, 심지어 요즘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게도 되었다. 어쩔 수 없다. 생긴 대로 살아야지, 뭐. 체념이 아니라 수용.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달리기를 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불안과 욕심이 지금까지 나를 살아있게 한 힘이 되어 주었던 건 아닐까. 내가 아주 진창으로 빠져들려고 할 때, 폭싹 무너지고 털썩 주저앉아버리려고 할 때, 그때마다 나를 끌어올리고 일으켜 세운 것은 내가 그토록 미워했던 나의 불안과 욕심이 아니었을까.
그동안 이것들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내 발목을 붙잡은 건 불안과 욕심 그 자체가 아니라 이 둘을 대하는 내 마음과 태도였던 건 아닐까. 내 안의 불안과 욕심도 잘 헤아리고 어르고 달래면 그 어떤 것보다 큰 자원이 되진 않을까.
어쩐지 마음이 가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