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이 닫히는 _<단톡방을 나갔습니다>

_ by 신은영 : #단톡방 #SNS

by 유재은


처음에 단톡방은 신세계였습니다. 저 멀리 바다 건너 있는 사람들과의 거리도 잠시 잊게 해 주며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 나누는 것 같았으니까요. 게다가 화상톡은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가상의 세상이 현실화되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단톡방이 때때로 피로감을 주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수많은 단톡방의 알림 숫자도 마찬가지가 되었고요. 그것이 주는 불편한 감정 소모. 비단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곳에서 타인이 모르게 나올 수 있는 방법까지 생기게 된 걸 보면 말이에요.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에 비해 직선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들에게는 서로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될 때도 많지요. 문자는 직접 보고 이야기 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니까요. 말 역시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마주하는 대화에서는 상대의 표정이 더 큰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자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해요. 행간에 숨어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을 제각각 읽어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세대마다 문자 기호에 대한 쓰임과 해석이 다르더라고요. ' ^^ ' 를 보낼 때 내 마음은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에게는 같은 기호가 때로는 비웃음이나 놀림으로 사용된다고 하네요. ' ~ ' 도 마찬가지였고요.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제목만으로도 묵직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 같네요. 4학년의 새 학기 첫날, 친구들을 사귀지 못할까 봐 걱정하던 초록이는 새린, 지애, 하린이라는 삼총사 친구들과 휴대폰 번호를 교환하게 돼요. 그날 오후 삼총사의 단톡방에 초대된 초록이는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친구들은 좋은 건 '기린', 별로인 건 '하마'라며 자신들만의 암호까지 만들기도 했지요.


이후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단톡방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초록이는 뒤에서는 흉을 보며 친구 앞에서는 칭찬을 하는 새린이의 이중적인 모습에 고민하게 됩니다. 그 후 초록이가 아이들의 관심을 받게 되자 새린이는 조금씩 초록이에게 냉담한 모습을 보여요. 게다가 초록이 아빠가 자신의 아빠와 같은 회사를 다니며 더 높은 직급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친구들에게 초록이에 대한 거짓 험담까지 늘어놓게 돼요. 함께 있는 단톡방에서조차 자신이 한 잘못을 초록이가 한 일이라며 거짓말을 하는데, 초록이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친구들은 차례로 단톡방을 나가버립니다.



단톡방 나가기는 새리가 꾸민 일이었어요. 친구들은 몰랐을까요. 차례로 닫히는 문의 소리가 초록이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로 남게 되었다는 걸요. 결국 초록이에 대한 오해는 풀렸지만 친구들의 화살이 이번에는 새리에게로 향합니다. 그것을 지켜보며 문자로 하는 뒷담화가 불편했던 초록이는 또다시 계획된 단톡방 나가기에서 남아 새리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 후 동시에 나가기를 제안합니다. 하나 둘 셋. 함께 나가는 문은 경쾌하고 따스하게 느껴지네요.


단톡방을 당당히 나갈 수는 없을까요. 관계의 단절이나 누군가를 향한 벽을 세우는 것이 아닌, 그저 조용히 있고 싶은 마음, 수많이 나열되어 있는 창이 불편한 마음들도 있을 테니까요. 게다가 조용히 나가기를 사용해도 소규모의 방에서는 인원수를 체크하면 쉽게 알 수 있고, 그렇게 했다가 자신만 이야기를 전해 듣지 못해 오히려 관계가 어색해질 수도 있잖아요. 구구절절 문자로 늘어놓기는 무겁고 어려워요. 물론 가볍게라도 나 같은 성향의 사람이라면 힘들 것 같네요. "단톡창이 많아서 ^^", "개인톡으로 만나요", "일일이 답할 수 없어서요 ^^" 등의 이모티콘 기능을 선택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혼자의 시간을 갖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혼자 있는 시간의 질입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혼자 있더라도 그 시간에 계속
카톡이나 SNS를 한다면 과연 혼자 있는 걸까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타인과의 연결을 끊고
온전히 자기 자신과 있는 시간이야말로
혼자 있는 시간인데,
끊임없이 온라인으로 연결을 꾀한다면
온전히 혼자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남다른 성취를 하거나
자신의 뜻에 따라 사는 분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합니다.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중
그런 시간을 가지려면 덜 중요한 나머지는
줄이거나 잘라내야 합니다.

그래야 중요한 것을 삶의 중심에 둘 수 있고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축적되어
의미 있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거죠.


-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 단톡방에서 이런 일을 겪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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