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by 마리 콜로 : #최악의 날 #관계
누군가 나에게 내 삶의 최악의 날에 대해 물어본다면 어떻게 이야기할까 생각해 봅니다. 어떤 때는 최악의 상황이 하루에 연달아 일어나기도 했고, 또 다른 때는 아주 오랫동안 조금씩 더 깊어지기도 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마음이 베이고 울게 되었던 것은 모두 관계와 죽음에 대한 날들이었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날들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옅은 아픔으로 눌어붙었어요. 그래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때 내 곁에서 손을 잡아준 사람 덕분이었습니다. 그들이 부서진 퍼즐 조각을 다시 맞추어 갈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지요.
이사를 하게 된 것은 ‘최악의 날’ 때문이었다. 가장 예기치 않았던 순간에 삶이 흔들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아프리카에 눈이 내리는 것보다 더 예상하지 못한 비극 속에서도 좋은 일을 찾아내야 한다. (p.15)
‘최악의 날’ 이후 샤를리는 우울한 자신의 삶이 조각이 2천 개나 되는 퍼즐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중요한 날이 되었음을 언급하며 이야기는 시작돼요. 부모에게조차 트라우마로 남은 최악의 날이지만, 원치 않은 곳으로의 이사와 외출 금지까지 겪으면서도 샤를리는 자신만의 일을 찾아 해 나갑니다. 192 가구를 방문해 아파트 탐험록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말이에요.
“삶이란 자전거와 같다. 균형을 잃지 않으려면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전문에 제시된 아인슈타인의 말은 샤를리의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요. 엄마와의 약속으로 15분마다 다시 집에 돌아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탐험록을 채워가는 용기. 그것이 결국 샤를리의 삶을 무너지지 않게 해 주었으니까요.
사실 샤를리도 마냥 속 편한 철부지 어린아이는 아니었어요. 한참을 텅 빈 욕조에 들어가 생각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취하는 습관이 생겼다니, 이 열두 살 소녀에게 얼마나 상처가 깊었을까요. 끊임없이 언급되며 궁금함을 자아내던 그날의 이야기는 중반이 넘어서야 나오게 됩니다. 탐험록을 만들며 친구가 된 시몽 부인과의 대화 속에서 말이에요. 부인은 스스로를 시와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12살의 정신을 가진 74살의 치매 환자였습니다. 시몽 부인이 한 모든 말이 거짓이었다는 것에 화가 났던 샤를리는 곧 시설에 들어가게 되는 그녀를 위해 퍼즐의 마지막 조각 맞추는 일을 계획하지요. 그녀에게 상상이 아닌 진짜 파리에서의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던 거예요.
떠나기 전 샤를리는 동생 레아의 액자를 떼어내며 그곳에 남은 가족이 새로 찍은 사진을 걸어 놓습니다. 한가운데는 아빠 엄마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아파트 앞에 서 있는 그림까지 그려 붙여 놓았어요. 아직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침잠하는 부모와는 달리 새로운 관계를 통해 스스로 또 하나의 문을 열어가는 샤를리의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성공적으로 삶을 살았던 사람은
늘 그 중심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두었다는 사실이다.
혼자 노력해서 혼자 성공하면
그 성공은 혼자만의 것이 된다.
그런 성공은 애초에
성공을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여럿이 함께 어울린 성공은
나무와 풀, 온갖 생명이 모인 숲처럼 아름답다.
-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윤성근
✐ 내 삶의 '최악의 날'은 ___________ 입니다.
나는 그것을 ___________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