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쯤에 우리 동네에도 미니스톱이 생겼었는데, 독서실 바로 옆 건물이고 집에서 3분 거리라 늦은 밤 자주 내려가서 군것질을 했더랬다. 그땐 직원이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감자도 튀겨 주던 때여서, 매일매일 새벽 두시에 독서실이 닫을 때까지 공부하던 중고등 시절의 나는 공부에 지치던 늦은 밤마다 나가 따뜻하고 맛있던 고칼로리 패스트푸드를 자주도 먹었었다.
외국 나와 살면서 제일 생각 많이 나고 아직도 꿈 속에서 헤매는 동네는 바로 그 때의 그 동네이다. 모든 가게의 불이 꺼지고 가로등 몇개 켜져 있던 그 거리, 그 어둡던 거리에서 '미니스톱'이라는 이름이 적힌 쨍한 색색의 밝은 간판은 늦은 밤, 공부에 지친 기억, 피곤한 밤거리의 기억 속에 조그만 불이 하나 땡 켜진 것처럼 각인되어 있다. 이제 그것마저도 기억 속에만 남게 될 거라니 아쉽고 맘이 참 허우룩하다.
그 동네 경춘선 기찻길도 이제 동생이 찍힌 사진 속에만 남았는데... 세상이야 어쪘든지간에 변하겠지만 마음이 참 허전하다. 그리운 것을 찾아가 내 기억과 매칭시킬 것이 없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