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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Feb 25. 2019

반성문

일기&일상

반성 [명사]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

살다 보면 실수를 저지를 때가 많다. 오후 아르바이트 대타를 가야 하는데 상봉 메가박스 앞에서 생각이 난다던가 만종에서 청량리역 가는 기차표를 끊어야 하는데 청량리에서 만종 가는 기차표를 끊어서 타고 가고 있다.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나는 어떻게 해야 실수를 덜할지 생각하기보다  정신승리를 하거나 자책을 자주 했다. 그 편이 조금 더 쉽게 잊을 수 있고 마음 편히 살 수 있으니까.

내실수를 다시 되돌아본다는 건 엄청나게 쪽팔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그 상황에서 이렇게 말해야 됐는데 집에 와서 열심히 이불을 걷어차면서 반성하는 걸 보면은

나는 내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했다. 오늘 아르바이트 대타를 했는데 가운데 앉아 있던 분이 신경 쓰이는 게 많았는지 카운터 키를 제대로 교환을 못해줬다. 나는 결제와 잡무를 맡고 있었는데 키까지 교환해줘야 하니 조금 버거웠고 신경 쓰였다. 그래서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반은 내가 볼 테니 그쪽 신경 써달라고 했다. 뭐 여전히 마무리는 잘 안됐지만 그래도 속에 끙끙 앓다가 집에 와서 이불 킥하는 것보단 좋다.

반성한다는 것은 상처에게 길을 묻는 것이다. 상처는 눈물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진실 앞에서 눈을 감을 때마다 등짝을 후려치는 꽃다발이 되기도 한다.

이철환 <반성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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