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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Feb 22. 2019

주삿바늘

일기&일상&두려움

나는 주삿바늘을 무서워한다. 특히 병원 링거에 쓰는 대바늘이 가장 무섭다. 그 대바늘이 내 핏줄을 찌르는 모습을 나는 지켜볼 수가 없다. 아파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그걸 보고 있으면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숨이 턱 막힌다.


그런데 헌혈을 하거나 수술을 해야 할 때 대바늘을 맞아야 할 순간이 있다. 덩치에 비해 쑥스럽지만 눈을 감거나 시선을 바늘 반대방향으로 돌린다.  숨을 한번 크게 쉬면 대바늘은 팔뚝에 꽂혀있다.


두려움과 마주하라 두려움 별거 아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주삿바늘 찔리면 약간 따끔할 뿐이라는 걸 나도 안다. 트라우마인지 주삿바늘을 꽂는걸 못 본다면 안 보더라도 주사만 꽂으면 되는 거 아닌가 꼭 눈뜨고 주사를 맞아야 용감한 게 아닌 것처럼


내게는 주삿바늘이 여러 개 있다. 인간관계, 글쓰기, 앞으로 졸업과 진로 빨리 피를 뽑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 눈을 돌리거나 감고 주삿바늘을 맞는 것처럼 내게도 인간관계나 글쓰기 졸업 진로를 맞이하는 방법이 있을 거다.


그러니 주삿바늘을 맞으면서 눈을 뜨지 못한다고 내가 모자라다는 생각과 혐오를 덜했으면 좋겠다. 내 자신의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그 결과 때문에 조금 덜 상처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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