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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Feb 27. 2019

돌아서서

일기&일상

나는 막 대화를 주도해서 나누진 않지만 입이 싸다.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지 않으니 만났을 때 입에친 거미줄을 치우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입이 싸면 남의 험담 물어보지도 않은 조언이 계속 나온다. 그러다가 오늘 내 싼 입 때문에 가슴 철렁한 일이 있었다.


저번 주 금요일 오후 11시 아르바이트 근무 시간표를 적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르바이트 관리하시는 선생님이 오셨고 나랑 같이 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선생님과 근무시간표 조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커플 아르바이트생 이야기가 나왔다. 그 아르바이트생은 전에 한번 근무같이 했는데 둘이서 노트북 가져다두고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냄새나는 음식을  포장해와서 같이 먹고 있었다. 애정행각은 안 했지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은 많이 했다.


이 커플 서로 띄어 놓아야 한다고, 여자분이 남자분일까지 다하는데 둘이 해야 할 일을 혼자 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을 테고 뒷타임에 오면 그 뒷일을 내가 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었다. 마침 심심해서 그런지 추가 증언해드릴 수 있다고 그 두 분 저저번 주 화요일 마감하고 있는데 같이 메이플 하고 음식 냄새나는 거 먹는다고 옆에서 가담했다. 시간표 나온 걸 보니 그 두 분은 결국 떨어졌다.


그런데 오늘 마감하러 가 보니 그 커플 아르바이트생 중 여성분이 있었다. 원래 얼굴이 무표정한 분인데 내가 그분 잘못 일러바친 거 알고 있나 그냥 나를 보는 시선이 날카로웠다. 오늘 내 옆자리에 앉았는데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서 심장에 좋지 않았다.


그분이 알고 있을 거란 확신도 없는데 그냥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돌아서서 보면 그때 말하지 않았다면 오늘 별일 없이 마음 편하게 아르바이트했을 텐데 입조심을 꼭 해야 할 말인지 누군가에게 상처 줄 수 있는 말인지 가려 가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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