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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나비의 책공간 Mar 22. 2019

[사회과학] 공산당 선언을 읽고

마르그 크&공산당 선언&독후감

나는 공산주의를 싫어한다. 동생이 최전방에서 복무하고 있는데 위쪽 정권에서 틈만 나면 선전 방송하고 미사일을 쏴서 휴가가 잘렸다고 자주 들었다. 그리고 학생회관에 밥 먹으러 가면 사회정의가 썩었다고 세상을 뒤엎어야 한다면서 마르크스 선전지를 나눠주는데 지지직거리는 메가폰 소리 밀집돼서 땀냄새 진동하는 학생회관이라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래서인지 자본론이나 공산당 선언이 왜 읽어봐야 할 책인지 몰랐다. 21세기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없는 세상에서 공산주의는  진부하고 인간에 대해서 이해도가 떨어지는 책 아닐까 싶었다.


기업경영과 윤리경영 수업시간에서 마르크스와 에덤스미스로 토론을 한다고 했다. 참고로 이 수업은 칸트의 정언명령, 공리주의, 변증론, 윤리 내용이 쏟아져 나온다. 전공이라 드롭하지 못해서 눈물 흘리며 나무 위키에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 토론 교재에서 마르크스 공산론 일부분을 따온 게 있었다. 


육체노동에서 기술과 힘이 덜 필요할수록, 다시 말해 현대 산업이 더 발달할수록 남성의 노동이 여성의 노동으로 더 많이 대치된다. 노동자 계급에서 나이와 성의 차이는 더 이상 이렇다 할 사회적 타당성을 띠지 않는다. 모두 나이와 성에 따라 사용 비용이 다소 달라지는 노동의 매개체일 뿐이다.


아침 7시 헬스장 카운터에 앉아서 읽어서 그런지 조금 더 잘 읽혔다. 내가 하는 헬스장 카운터일은 학생증 받고 카운터 키 바꿔주고 예약 내역 확인하고 결제해주면 되니. 내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알아주는 사람 없고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샴푸 비누 안 채워두고 가면 왜 없냐면서 항의 들으면서 채워 둔다. 내가 하는 일을 누군가 대체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게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 때가 있다.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도 아동 노동하고 대공황 때문에 노동자들이 해고당하던 시절에 쓰였다.


공산당 선언은 에덤스미스가 제안한 어떻게 부를 만들지는 건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부를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문제 제기했다. 마르크스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와 기계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가정했다. 원료와 기계는 비용이 고정되어있으니 자본가가 돈을 벌려면 노동 지불 값을 낮추야 한다. 그러면 점점 노동자는 가난해지고 자본가는 부유해진다. 마르크스는 세계를 크게 피 지배계층과 지배계층으로 나눴다.  영주와 농노, 왕족과 부르주아,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로. 그리고 사회는 항상 피지배계층이 들고일어나면서 진화한다. 이제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노동자가 들고일어나야 한다. 이때 나라 인종 민족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노동자가 들고일어나라고 했다. 그래서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한다.


공산당 선언을 덮으면서 노동자들이 단결하라는 문장이 입에 맴돌았다. 노동자들이 같은 계급끼리 단결하라. 그러나 같은 계급끼리도 서로 물어뜯고 있다. 수업에서 팀 발표가 학점에 영향을 주는 게 있다. 그러면 다른 팀 발표를 까야 우리 팀이 조금 더 잘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신랄하게 깐다. 물론 까는 게 무조건 나쁘지는 않지만 발표자가 떠듬떠듬하거나 원활하지 못하면 평가하면서 내용은 상관없고 발표 못했으니 1점, 발표 더럽게 못하네 팀끼리 나눈다. 나도 우리 팀보다 발표를 못한 팀이 있다는 안도감과 이런 것에 안도감을 느끼는 나 자신이 혐오스러울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못난 걸 볼 때마다 안도감을 느끼는 내가 싫다.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이 세상을 바꿀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결하기에는 계급이 너무 많고 계급 내에도 치고받고 싸운다. 그러나 노동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내 앞에서 서서 포스기 들고 감자칩 찍어주는 중년 여성도, 학교 카페에서 카페라떼 만들어 주는 아르바이트생도 나와 같은 사람이다.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감사하다와 한번 웃어주는 작은 방법밖에 없다. 내 작은 노력이 그들의 노고를 위로할 수 있다면 한 번이라도 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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