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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심 Jul 19. 2018

생각할 시간을 갖자?!

사랑이야기 5.

그와 함께 하는 날은 항상 간이 딱 맞는 날이었다.

짭짤하지도 싱겁지도 않은 간이 딱 맞는 기분 좋은 그런 날!

언제나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상냥하고 자상한 그 사람.

언제부터였을까?

그 사람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을 뒤로 한 채

그 사람에게만 올인했었다.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었기에,

그 많은 주의의 소문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다 품고 사랑했는데 그 사람이 오늘 말한다.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한 번의 아픔을 이겨낸 나이기에 두 번째는 덜 아픈 줄 알았는데 이별에는 내성이 없나 보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마음속으로는.

그는 정말 사귀는 동안 다정했기에. 정말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기에. 의심하지 않고 믿었기에.

하지만, 그냥 보내주기로 했다.

시간을 갖자는 말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란 말인데

그 기약 없는 기다림의 구덩이에 스스로 들어가

나를 묶어둔다한들 그 기다림의 결과는 보통 상처투성이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 그 어둡고 추운 기다림의 구덩이에 들어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제껏 나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기에 믿음으로 일관했기에

혹시 내가 잘 못했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

나는 그냥 속 시원하게 보내주기만 하면 된다.

흐르는 눈물은 그냥 두어도 된다.

한동안 아파해도 된다.

하지만 과거에 노예가 되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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