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대로 거둔다
Hi E!
I’m doing well, I spend more time on exercising and talking to my wife more frequantly. Attached is my CV, which I’m going to make further update to make it simpler and more impactful. I’m thinking of applying the similar position that I had here. As you mentioned before, if you can connect me to some head hunters, it would be a great help!
Sure J!
Keep being optimistic! Let me forward your CV to some hunters I know. if you need someone to talk, please also feel free to let me know. Keep in touch and all the best!
어제 나눈 이메일의 내용이다. E는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 동료다. 내가 회사 구조조정에 포함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먼저 연락해 왔다. 괜찮니? 뭐든 도와줄게! 하며 정말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있다. 회사에서 퇴사공지를 받은 날 저녁에 바로 LinkedIn에 있는 관련 포지션들을 검색하고 캡처해서 바로 나에게 보내주기도 했었다. 어제 이력서를 정리해서 보냈다. 그리고 약 10분 뒤 캡처한 사진 4개를 공유해 줬다. 주저 없이 바로 3명의 Head hunter들에게 이력서를 공유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국에서 홍콩으로 이주하기 몇 주전, coach 자격을 준비하시던 분(K 코치님)을 coaching firm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코칭을 도와드리게 되었다. 그때는 국제이사를 앞두고 너무 분주했던 시기여서 정신이 없었지만, 그 분과 처음 코칭을 해 보고 왠지 그냥 도와드리고 싶었다. 미국 생활을 오래 하셔서 한국어에 약간은 어려움을 느끼고 계셨다. '나는 홍콩에 가면 영어로 고생을 많이 할 텐데, 이 분은 한국어로 고생을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그냥 들었고, 그래서 가능한 시간을 내서 도와드릴 수 있는 데까지 도와드렸다. 홍콩으로 왔을 때, K 코치님께서는 진심 어린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주셨다.
"영어를 도울 수 있으니, 혹시라도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솔직히 홍콩에서 일하며 영어 때문에 고생했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과, 교육 담당자로서 영어로 세션을 진행하는 것은 정말 다른 얘기다. 영어로 힘들 때마다 K 코치님이 생각이 났었다. 그때 받았던 메일도 몇 번을 열어봤다. 그런데 연락할 용기가 안 났었다. 지인에게 그런 부탁을 하기가 더 부끄러웠다. 그리고 지난주, K 코치님 메일을 다시 열었다. 3년 만이다. K 코치님은 그동안 훌륭한 자격과 경력을 지닌 코치로 발전하셨다.
'3년 만에 이렇게 염치없이 연락해도 될까? 아직도 부끄러워서, 소위 쪽팔리다고 연락을 안 할 건가? 그런 게 어디 있나, 이제 더 뒤도 없는데....'
용기를 내어 연락을 했다. 약 3일 후, 너무도 감사하게 흔쾌히 진심으로 돕겠다는 회신이 왔다. 그렇게 온라인 미팅을 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나에게 과제도 주셨고, 바로 Recruiting 회사 2 곳을 연결해 주셨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30대 초반 사회 초년생으로 정말 죽어라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때, 교회에서는 초등부 교사를 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이 많은 보수적인 교회를 다니는 30대 초반 청년에게는 참 불편한 점이 하나 있다. 결혼에 대해서 만나는 집사님, 권사님들 마다 그렇게 매번 물어본다. 그 교회에서 아버지를 모르는 분이 없으셨기에, 나는 더 많은 질문을 거의 모든 어른들에게 매주 교회의 모든 곳에서 마주칠 때마다 들어야 했다. 지난주에 물어봤으면, 이번 주에는 안 물어도 될 것을, 무슨 1주일 안에 없던 결혼을 한다고 또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배려라고 하는 그 인사가 사실은 나를 1도 배려하지 않는 그냥 생각 없이 던지는 돌이었고 나는 계속 맞고 있었다. 반면, 나를 정말 아끼는 초등부 부장님(H 권사님)이 계셨는데, 이 분은 나에게 결혼에 대해서는 자주 묻지 않으셨다. 가끔씩 만나는 사람 있는지만 확인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소개를 주선하셨다. 1번은 감사하지만, 상황상 내가 거절했고, 두 번째 연결해 주신 그 여자가 지금의 아내다. 소개해 주신 후에도 잘 만나고 있는지 가끔씩 확인하시곤 했다. 말씀은 안 하셨지만 나를 위해서 많은 기도를 해주셨다는 것을 믿는다.
위로의 말, 누구나 해줄 수 있다. 그것도 좋고 감사하다. 그리고 더 고마운 건, 이렇게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나서 주시는 친구, 지인 분들이다. E와 K코치님 외에도 연락드린 많은 분들이 흔쾌히 도와주고 있다.
"E, 정말 고마워. "
"J, 이런 게 친구 아니겠어? 네가 나 처음 싱가포르에 와서 힘들어했을 때 응원해 줬던 게 정말 힘이 되었어. 나도 너를 응원해. 싱가포르에 와라. 이번에는 내가 밥 사줄게."
정말 의리 있는 친구다. 도움과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