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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행복이라는 질문의 정답?

기러기 아빠의 이민이야기

어제 나는 두번째 캐나다 이민 세미나에 참석했다.

지금 내가 사는 곳이 경기북부인 것을 감안하면 강남구에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이 여간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내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 그 정도의 고생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한번 가본 길이라고 익숙하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번 나와 상담을 진행했던 매니저님이 반갑게 나를 맞이해주셨다.

<두번째 이민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는 2시간 정도 진행되었고, 그 주요내용은 이러했다.

이민은 크게3가지.

'유학 후 이민', '취업 후 이민', '사업 이민'이다.


첫째, 유학 후 이민이다.

공립학교 유학과 사립학교 유학이 있다.


공립학교는 졸업 후 PGWP(일을 할 수 있는 비자) 3년이 나오며, 배우자 open workpermit이 나온다.

또한, 아이들 무상교육이 가능하고 이민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반면, 입학이나 학업 난이도가 높다.


사립학교는 입학이나 학업 난이도가 낮다.

반면, 졸업 후 PGWP가 나오지 않고, 일부 주를 제외하곤 아이들 무상교육도 안된다.


영어점수는 어학원을 통한 PATHWAY는 IELTS 4이하, 사립 컬리지는 IELTS 5이하, 공립 컬리지는 IELTS 6.5이상이다.


학비는 통상 국공립 기준 1년에 20,000CAD(한화 2,000만원)가 소요된다.

참고로, 내가 캐나다에 있던 작년에 UBC(캐나다에서 2~3번 째로 좋은 대학)에 방문해서 LLM(외국인 로스쿨 과정으로 일반 로스쿨이 3년인 것과 달리 1년 과정이다) 학비를 물어봤는데, 1년 35,000CAD(한화 3,500만원) 정도 였다.


또한,  컬리지 내지 대학원을 졸업 후 바로 영주권신청을 할 수 있는 학교나 학과도 있다.

내가 문의한 건 대학원 과정이었는데, 주로 컴퓨터 사이언스나 환경공학이 많았다.

이주공사에서 내게 추천해 준건 수학과, 통계학과였다.


둘째, 취업 후 이민이다.

TEER 0에서 5까지 있다.


TEER 0은 SKILLED(광고, 마케팅, 홍보, 금융 매니저 등)

TEER 1은 SKILLED(금융 자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등)

TEER 2는 SKILLED(컴퓨터네트워크,웹 관리자, 임상 병리학자 등)

TEER 3은 SKILLED(요리사, 베이커, 덴탈 어시스턴트 등)

TEER 4/5는 NON-SKILLED(주방보조, 서빙, 배달기사 등)


TEER 0~3은 학력이나 경력이 요구되는 숙련직인 반면, 4~5는 이러한 것이 요구되지 않은 비숙련직이다.


셋째, 사업 후 이민이다.

이는 6억원 이상의 잔고증명을 하고, 4억원 이상의 자금으로 현지 사업을 하고 근로자를 고용해야 가능하다.

그외, 예체능 우수자에 대한 이민이 있는데, 이는 거의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한다.  




캐나다 영주권은 점수제이므로 점수를 맞춰야 한다.

연방정부이민과 주정부이민이 있는데, 이 중 BC PNP는 밴쿠버 주정부이민 프로그램이다.


나이가 40대 이상인 사람은 나이 점수를 받지 못하므로, 통상의 연방정부 이민은 어렵다.

따라서, 연방정부에서 파일럿으로 하는 프로그램(Agri FOOD, Meat CUTTER 등 주로 3D 업무나 의사, 간호사 등 Health care)이나 주정부이민을 선택해야 한다.   


BC PNP의 경우 점수 항목은 지역, 급여, 경력, 학력, 자격증, 영어 점수(셀핍은 IELTS로 대체 가능하나 IELTS GENERAL을 봐야 함), 현재 캐나다 근무, 캐나다 1년 경력 여부이다.


SKILLED WORKER의 점수는 현재 107점이나, Tech의 경우 88점이고, 아이들 돌보는 직업(ECE, CHILD CARE)의 경우 60점이다. 그래서 많은 유학생 엄마들이 ECE(어린이집 교사)에 도전하고 있다.


그외, 영주권을 받기 쉬운 주로 SK, NS, AIP 등이 언급됐다.

 



세미나가 끝나고 개인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내용을 간추리자면, 가장 적은 돈으로 빨리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육체노동(blue collar)을 하는 것이다.

연방정부에서 진행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나, 소도시에서 힘든 일을 하는 것이다. 

즉, 마트에서 고기를 썰거나 고기를 가공하는 일, 공장에서 바다에서 잡은 가재의 껍질을 까는 일 등이다.


이러한 육체 노동이 싫다면 캐나다 컬리지나 대학원을 입학해야 한다.

이 경우 대학 졸업까지 영주권 따는 시간이 더 걸리고, 학비까지 돈이 더 들어간다. 

단, 이 경우 오피스 잡(white collar)을 할 수 있다.

즉, 캐나다에서 오피스 잡을 하는 대신 돈과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주권을 딴 이후에도 관련 일을 계속할 수 있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 아이들의 무상교육이 가능하다. 


더 돈이 많다면 사업이민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현금 10억원 이상의 여유돈이 있어야 한다.

  



솔직히,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밴쿠버에서 살 때 이민자들이나 이민을 준비하는 분들과 이웃 사촌으로 지냈기에 대부분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다만, 이러한 정보를 보기 좋게 정리해 준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렇게 정리를 받으니, 한편으로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편하게 이민을 할 수 있구나.

이 생각이 들었다.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상담을 해준 회사 대표분에게 확답을 주지는 못하고 그 자리를 나왔다.


집에 오는 길에 결국 이민도 돈이 많아야 더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씁쓸한 현실.

이민이 아이들의 행복 정답지일까 하는 물음. 

이러한 것들이 나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집에 오는 길에 와이프한테 전화를 걸었다. 

큰 아이는 올해 9월 캐나다 Middle School에 입학했다.


"중학교는 어떻대? 재밌대?"


"여기 중학교는 항상 공부도 게임처럼 하고, 학교 끝나고 나면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정말 다양해"


"응? 뭐뭐 있는데"


"특수분장, 요리, 체스 등등 많아"


"우리 큰아들은 뭐한데"


"특수분장하고 싶다고 했는데, 마감되서 배구랑 체스해. 얼마나 신나 하는지 몰라"


"내가 들어봐도 정말 재밌겠다. 우리나라는 중학생되면 학원 뺑뺑이 들어가야 하는데"


"나도 한국돌아가면 아이들 힘들어할까봐 걱정이야"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나는 새삼스레 아이들의 행복보다는 공부, 좋은 직업만을 외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지금을 사는 우리가 미래를 사는 아이들에게 지금의 악습을 물려주고 있는건 아닐까


그러한 현실이 오늘을 사는 나에게는 더욱 큰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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