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육아휴직을 하게 된 계기
영화 후크에서 주인공 피터는 더 이상 하늘을 날 수 없었습니다.
왜냐구요?
어른이 되버렸으니까요.
그것도 삶에 완전히 찌든 어른이요
그런 피터에게 팅커벨은 하늘을 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줍니다.
행복한 생각을 하라고...
원작 피터팬에서도 웬디에게 팅커벨은 하늘을 날 수 있는 방법을 말해줍니다.
행복한 생각을 하라고...
네, 피터팬이 하늘을 날 수 있는 방법은 행복한 생각입니다.
우리 아이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 부부가 항상 바라는 건 그것 뿐이었다.
우리 아이가 항상 행복한 생각을 하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것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ADHD 판정을 받고, 학교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을 때면 항상 가슴이 아팠다.
어쩔때는 아이 원망을 하기도 하고, 어쩔때는 환경 원망을 하며 꾸역꾸역왔다.
대안학교를 보내도 봤고, 사립초등학교를 보내도 봤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였지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항상 고민해왔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어느 날 아내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캐나다에 파견근무를 갈 수 있을 것 같아"
"캐나다?"
"응, 캐나다가 아이들의 천국이라잖아. 거기는 어떤지 애들이 그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
"그래. 그러자"
"대신 낯선 땅에서 나혼자서는 못할 것 같아. 육아휴직 낼 수 있어?"
"육아휴직? 아직 우리 회사에서 남자가 육아휴직을 낸 케이스는 없는데"
아직 한국사회에서 남자가 육아휴직을 낸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난 며칠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며칠동안 나의 사회생활과 가정 그리고 아이의 행복을 생각했다.
불현듯 사회 초년생 때 회사에서 내 사수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당시 내 사수는 지독한 일벌레였다.
"과장님은 가정과 회사 중 뭐가 더 소중하세요?"
"난 회사지"
"회사요?"
"응 회사에서 돈을 받기에 가정이 존재하니까"
당시 내 사수의 대답에 많이 놀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수의 대답을 들으며 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정이 있기에 돈이 필요한 것이고, 회사가 의미있는 겁니다'
'절대 목적이 수단이 될 수는 없어요'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나니 결심하기가 편해졌다.
육아휴직 내고 캐나다로 가자
나의 대답에 처음에는 아내도 조금은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나 결국 우리 부부는 캐나다로 가기로 결심했다.
아내는 캐나다로 가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유학원을 통해 비자를 신청했고, 정착서비스를 이용해 우리가 살 곳을 찾았다.
그리고, 우리가 고른 곳은 [밴쿠버의 포트코퀴틀람]
이유는 한 적한 시골이라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리고, 경쟁이 심한 환경은 아이에게 많은 자극을 주는데 그러한 자극은 평소에도 자주 흥분하는 ADHD 아이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그 곳은 한국 아이들보다는 케네디언이 많아 경쟁이 덜 한 곳이었다.
아이 학교 선생님한테도 이야기했다.
"아이가 사립초에 정말 적합한 아이인데, 아쉽네요"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이가 캐나다 학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보려구요"
나 역시 회사에 육아휴직을 내겠다고 말을 했다.
다행히 처음 걱정과 달리 육아휴직이 쉽게 통과되었다.
"그래 잘갖다오구"
팀장은 나한테 잘갖다오라는 말까지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캐나다로 갈 준비를 하나 둘 시작했다.
그런데, 캐나다로 떠나기 불과 몇주 전 둘째 아이의 유치원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님, 유치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어요"
"네? 우리 곧 캐나다로 가는데"
정말 눈 앞이 아찔했다.
온갖 걱정이 앞섰다.
당시는 캐나다로 입국하기 위해 온 가족이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받아야했다.
"우리 캐나다 갈 수 있는거지?"
나는 당황하는 아내에게 걱정하듯 물어보았다.
"우선은 검사를 받고 검사결과를 기다려 봐야지"
우리 부부는 떨리는 심정으로 코로나 검사소로 가서 온 가족이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