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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를 만난 피터팬

캐나다 친구 사귀기

어느 학교로 가실래요?


캐나다 입국한지 몇주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드디어 캐나다 교육청에서 연락이 왔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는 티오가 없으니, 집에서 다소 먼 초등학교 2군데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가까운 초등학교만 생각하고 왔는데, 거기는 못간다니..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이 교육청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인데, 아쉽다"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으나,

지금은 학교를 가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그 중 가까운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래도 찾아보니까. 여기 그리 나쁜 학교는 아니래. 그런데 한국사람이 별로 없다네"

"우리애들 영어도 잘 못하는데 괜찮을까?"

"애들은 금방 적응하니까 괜찮을거야"


작은 아이야 나이도 어리고, 사회성도 좋으니까.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우리 큰아이가 걱정이었다.

ADHD때문에 어릴 때부터 선생님들에게 지적을 많이 당했고, 이러한 것이 자기 보호 본능을 일으켜 남에게 너무 공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약도 3개월치 받아왔잖아"


그렇게 학교를 선택한 다음날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배정받은 학교에 갔다.




으잉? 여기 학교 맞아?


우리가 생각하던 학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나라 시골학교도 이정도는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층 높이의 학교는 별로 크지도 않았고, 공터만 엄청 컸다.

<아이들 학교에 처음 간날, 비가 와서 날씨가 흐렸다>

"우리 학교 제대로 고른거겠지?"

"우리가 원래 보내려 했던 곳은 꽤 크던데..."


걱정이 밀려왔다.

당시는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은 때라

아이들만 학교 안으로 들여보내고 우리는 학교 밖에서 교장선생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아이들을 보내고, 우리는 노심초사하며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아이들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것 같았다.

다만, 언어의 장벽때문인지 선생님이나 친구들 말을 알아듣기 쉽지 않았던 것 같았다.


먼저 작은 아이한테 물었다.

"반에 한국아이 있어?"

"아니, 없어"


다음은, 첫째아이

"반에 한국아이 있어?"

"있는데, 아프다고 오늘 안왔고, 며칠 집에서 쉰대"


그래도 다행이었다. 큰 아이 반에 한국아이가 있다니.


"그런데 여자애래"

"응? 여자애?"


아무래도 같은 동성이었으면 더 친해졌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그래도 한국아이가 있다는 것만해도 어딘가.

우리는 조금 안심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날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 주고 집으로 가려던 그때

누군가 뒤에서 말을 붙였다.




한국분이세요?


우리는 오랜만에 들린 한국말에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어떤 학부모분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해외에 나가면 신기한게 같은 민족끼리는 기가막히게 알아본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딱 한국사람이란걸 알았다.


"네. 한국사람이에요"

"한국사람 보기 힘든 학교인데, 반가워요. 저는 OO반 OOO엄마에요"

"OO반이요? 우리 큰 아이도 그 반인데"


알고봤더니 바로 아파서 며칠간 결석했던 그 여자 아이의 엄마였다.

우리는 그 분과 몇 분간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난 와이프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도 그분 인상이 좋아보이던데, 큰애 집에 오면 물어봐야겠어"


그리고 큰 아이가 집에왔을 때 물어봤다.


"오늘 그 애 왔지?"

"어떻게 알았어?"

"오늘 그애 엄마 만났거든. 애는 어때?"

"개 영어랑 한국어를 다 하더라. 내가 못알아듣는 말은 옆에서 통역해줬어"


그제서야 우리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우리 아이가 예민하고 공격적인 성향인데,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한국 아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우리 아이가 금방 적응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캐나다라는 낯선 나라에서 우리아이가 그렇게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건 오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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