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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잡으러 간 피터팬 1

ADHD 아이의 행복한 경험 만들어주기

캐나다에 있던 어느 날 내 아내가 나한테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을 붙였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추억을 만들어주자"

"어떤 추억?"


"캠핑카타고 옐로우 스톤가자"

"뭐? 캠핑카?"


나로 말하면 운전하는걸 극도로 싫어해 한국에서 세단도 운전을 잘 안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미니버스만한 차를 끌고 그것도 몇날며칠을 운전하라구?

나는 순간 머뭇거렸다.

그걸 눈치챘는지 와이프가 내 눈치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 독일에 고모있잖아"

"알지"

"나 20살때 독일 고모부가 캠핑카로 유럽 일주를 시켜줬는데, 지금도 잊지 못하겠어"

"아...."

"난 우리 아이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하니 나도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그래 우리 아이들을 위한 거다.

그렇게 마음을 다독거렸다.


"그래 가자"

"정말?"


그 큰 차를 몰아야 한다니...

그날 밤 나는 잠을 제대로 못 이룬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의 그날이 왔다.

 



우리 부부는 차를 끌고 국경을 넘어 시애틀로 향했다. 


그 곳에서 캠핑카를 빌렸다.

<시애틀에서 빌린 캠핑카>

캠핑카는 안에 침실과 샤워실이 갖춰져 있었다.

그만큼 차는 엄청 컸다.

이걸 몰아야 한다니...

앞이 캄캄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차 있었다.


"그래 해보자"


차를 빌려 준 사람이 키를 건네주었다.

나보고 운전해보라는 것이었다.


꿀렁꿀렁


차가 꿀렁됐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은게 문제였다.


그리고, 드디어 시내로 돌진했다.

하나 둘 차들이 내 옆에 붙기 시작했다.


하아

심호홉을 강하게 한번 하고 침착하게 차를 계속 몰았다.


그렇게 20분이 지났다

차들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고속도로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빠. 너무 좋아"


아이들이 좋아서 소리쳤다.

아내도 사진을 연신 찍어대기 시작한다. 


"캠핑카 운전하는 사진 찍어줄게"


와이프는 나를 보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사실 머리 안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어느 덧 운전이 익숙해질 무렵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빠 달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며 창밖을 보기 시작했다.

그래 아이들에게 이런 추억을 언제 선사해주랴

난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가자 옐로우 스톤으로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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